외형만 번지르르...대한항공, 아시아나와 통합 앞두고 과제 산적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6 10: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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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3.3% 임금 인상 요구…사측 2.7% 제시하며 평행선
마일리지 통합안 공정위 심사 지연…소비자 편익 논란 계속
일반석 좌석 배열·통합 시스템 문제도 ‘뜨거운 감자’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대한항공이 올해 말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내외부적으로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노사와의 임금 협상이 원활치 않고 통합 마일리지 등의 문제도 봉합되지 않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최근 2024년 단체협약 및 2025년 임금협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렬은 연내 예정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앞두고 핵심 쟁점인 조종사 근속 서열 제도 관련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대한항공이 올해 말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내외부적으로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노사와의 임금 협상이 원활치 않고 통합 마일리지 등의 문제도 봉합되지 않았다. [사진=대한항공]

 

노조는 약 2500명의 조합원 의견을 반영한 16개 안건을 사측에 제시했으나, 사측이 기존 잠정합의안의 일부만 수정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종사 서열 제도는 합병 후 양사 조종사 간 갈등 가능성과 장기적 비행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노조의 요구가 집중됐다.

 

임금 협상에서도 노조는 3.3% 인상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2.7% 인상안을 제시하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조는 20일부터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김포공항 일대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며 향후 투쟁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조는 "대한항공 단협 제24조(서열순위 제도)에는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한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사측은 '회사의 고유 인사권'을 주장하며 조합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관계자는 "20일부터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김포공항 일대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라며 "임단협에 대해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가 없다면 향후 투쟁의 강도를 높여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뜨거운 감자'인 마일리지 통합 문제도 남아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3차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마일리지를 활용한 보너스 좌석 및 좌석 승급 서비스 관리 방안을 보완해 1개월 내 재보고할 것을 요구한 바 있으며, 구체적인 심의 일정과 의결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사는 현대적 물리적 통합 절차를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이전해 대한항공과 동일 거점을 기반으로 운영 중이며, 양사 객실승무원들은 올해부터 비행 준비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사실상 한 조직처럼 근무하고 있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통합안을 지난해 6월 제출 당시 소비자 편익 보완을 이유로 반려했으며, 이후 제출된 9월안과 12월 보완 지시안에서 각각 탑승 마일리지 및 제휴 마일리지 전환 비율과 보너스 좌석 확대 방안 등을 조정하도록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10년간 별도 유지하고, 원하는 시점에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과 우수회원 통합 방안, 마일리지 사용 계획 확대 등을 포함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3차 제출안에는 보너스 좌석 및 승급 기회 확대, 제휴처 확대, 아시아나 마일리지 장기 사용 보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석 좌석 배열도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7일 보잉777-300ER 항공기의 일반석 좌석 배열을 기존 계획대로 ‘3-4-3’으로 개조하는 계획을 철회했다. 기존 계획은 프리미엄석 도입에 맞춰 이코노미석 배열을 ‘3-3-3’에서 ‘3-4-3’으로 변경하고 좌석 너비를 1인치 줄이는 것이었다.

 

당시 소비자 편익과 수익성 간 균형 문제가 불거졌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작년 기업결합 승인 시 경쟁 제한 우려 노선에 대해 주요 상품·서비스 불리한 변경을 금지했다”라며 시정조치 불이행 시 엄중 대응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아시아나항공 운항 전 노선의 좌석번호 체계를 순차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개편에 따라 A380(495석) 기종을 제외한 다른 기종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시작열을 1열에서 7열로 옮기고, 이코노미 클래스는 시작열을 10열에서 28열로 바꾼다. 좌석 번호는 변경되지만 좌석 위치 및 배열에 대한 공지는 없었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날 오전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해 "지난해 양사의 안전 관리 체계와 운항 시스템을 하나로 합치는 AOC 단일화 작업을 치열하게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월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터미널 2 이전을 시작으로 연내 브랜드와 법인 단일화를 마무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불협화음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마일리지, 좌석 등 문제는 현명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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