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요트 타고 불빛쇼 보고 섬에서 하룻밤…베일 벗는 여수의 세계 최초 섬 박람회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1 11: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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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개막 앞두고 막바지 공사 한창…30개국 참여·300만 명 방문 목표
돌산·금오도·개도 잇는 체류형 콘텐츠 구축…요트·숙박 지원 예정
환경·기후·지속가능성 논의하는 국제행사 지향…'세계 섬의 날' 제정 추진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섬박람회는 관광자원을 홍보하는 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섬이 직면한 환경·기후 문제와 미래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국제행사가 돼야 한다“

 

조형근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은 11일 이렇게 강조했다. 

 

기존 박람회라면 거대한 전시장 건물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오는 9월 5일 개막하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출발부터 달랐다. 전시관이 목적지가 아니라 섬 자체가 무대다. 바다를 건너야 하고, 섬길을 걸어야 하며, 섬 음식을 맛보고 하룻밤 머물러야 비로소 박람회의 전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개막을 88일 앞둔 지난 9~10일,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언론인 행사를 동행해 돌산 진모지구 주행사장과 금오도·개도 부행사장을 둘러봤다.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열리는 국제박람회가 어떤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을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 조형근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이 박람회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첫 일정은 여수 롯데몰 홍보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이었다. 조직위는 박람회의 핵심 콘텐츠와 행사장 조성 현황을 설명하며 "섬의 가치와 미래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조직위는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전남 여수 돌산 진모지구를 중심으로 박람회를 개최하고, 국내외 관람객 300만 명 유치와 30개국 참여를 목표로 본격적인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열린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이후 축적된 관광 인프라와 여수가 보유한 365개 섬의 자원을 기반으로 섬의 생태·문화·역사·산업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국제 행사로 추진된다.

 

조형근 섬박람회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은 ”주행사장은 국내 10번째 규모의 섬인 돌산 진모지구에 조성되며, 개도와 금오도 등은 부행사장으로 운영된다“며 ”내국인 291만 명, 외국인 9만 명 등 총 300만명의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약 30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관 [사진=심영범 기자]

 

박람회 기간에는 섬 환경과 해양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와 포럼도 진행된다. 조직위는 이를 계기로 참가국들과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장기적으로는 UN 차원의 '세계 섬의 날(World Island Day)'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 참가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도 추진됐다. 조직위는 여수공항 국제 부정기편 운항을 성사시켜 3개국에서 전세기 형태의 항공편이 박람회 기간 중 운항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섬박람회는 여수에서 열리지만 전 세계 섬이 직면한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 플랫폼"이라며 "관광을 넘어 환경, 기후,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미국,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며 국제 협력 네트워크 확대에 힘써왔다. 그 과정에서 폭설로 일정이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각국 대사와 지방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며 참가국 유치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그는 "30개국 유치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섬이라는 공통 의제가 국가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번 박람회가 국제사회가 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정수환 섬박람회지원단장이 박람회 기간 요트 투어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브리핑 이후 웅천 마리나로 이동했다. 요트에 승선하기 전 정수환 섬박람회지원단장으로부터 행사 기간 동안 운영과 관련해 설명을 들었다.

 

정 단장은 "요트를 타고 섬으로 이동시 비용 부담을 줄여드리고, 섬에서 숙박하면 지원금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단장에 따르면 현재 여수시에서는 16개 요트 업체가 있다. 여수시는 박람회장과 주요 마리나를 연결하는 요트 관광 프로그램을 확대해 관광객들이 보다 쉽게 요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 단장은 "현재 요트 이용료가 보통 3만원 수준인데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1만원 수준의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거점형 요트 상품도 이용료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심영범 기자]

 

섬 관광과 연계한 요트 투어도 강화된다. 개도와 낭도, 하화도, 손죽도, 금오도, 안도 등 주요 섬에는 계류시설이 조성돼 요트가 직접 접안할 수 있다.

 

정 단장은 "섬에서 운영되는 요트 투어 상품은 통상 1만5000원 수준이다. 일부 비용을 지원해 관광객 부담을 낮출 예정"이라며 "많은 관광객들이 요트를 이용해 섬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체류형 관광객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된다.

 

그는 "섬에서 1박을 하면 최대 10만원 범위 내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요트를 이용해 섬을 찾는 관광객뿐 아니라 일반 여객선을 이용하는 관광객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진=심영범 기자]

 

여수시는 이를 위해 약 5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고 반값 섬 관광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관광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기반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시는 12개 주요 섬에 대한 관광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숙박시설, 식당, 관광지, 화장실, 교통 정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 단장은 "개도와 금오도 등 일부 섬에는 셔틀버스도 운영해 관광객 이동 편의를 높일 것"이라며 "섬을 방문하기 전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요트에 몸을 실었다. 바닷바람을 가르며 40여 분을 달리자 돌산 진모지구가 시야에 들어왔다. 육지에서 바라볼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박람회장이 들어설 부지는 여수 앞바다를 품은 채 점차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 요트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심영범 기자]

 

◆ 바다 건너 도착한 주행사장…여수 앞바다에 물들일 '주제섬’

 

돌산 진모지구에 도착해 주행사장을 방문했다. 행사장은 약 18만2000㎡ 규모 부지에 조성됐다. 세계와 한국의 섬을 형상화한 테마존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스터섬과 마다가스카르, 독도, 가파도 등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되며 도시숲과 정원도 함께 들어선다.

 

주행사장에는 주제섬을 중심으로 총 8개 전시관이 들어선다.

 

해양생태섬 전시관에서는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 91종을 활용한 생물큐브와 디지털 수족관이 조성된다. 관람객들은 실제 바닷속 생태계를 첨단 미디어 기술로 체험할 수 있다.

 

미래섬 전시관은 미래 산업에 초점을 맞췄다. 도심항공교통(UAM) 실물 기체와 수소선박이 전시될 예정으로, 섬과 해양의 미래 이동수단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제교류섬에는 30개국과 3개 국제기구가 참여한다. 섬을 가진 국가와 도시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와 정책, 산업 사례를 공유한다. 단순한 관광 행사를 넘어 국제 협력 플랫폼 역할까지 염두에 둔 구성이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중장비가 가동되고 있었고, 전시·체험시설과 조경공사도 속도를 내며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었다. 

 

▲ 김종기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주행사장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가로·세로 40m, 높이 20m 규모로 조성되는 주제섬은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랜드마크다. 내부에는 미디어 터널과 대형 상징조형물이 설치되며, 외벽 전체를 감싸는 LED 미디어파사드는 야간 시간대 여수 밤바다와 어우러진다.

 

박성원 시설관리 팀장은 “행사장 조성공사는 이달 말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람회의 상징 공간인 주제섬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건축물 공사는 대부분 완료됐으며, 이달 중순부터 미디어파사드 패널 설치가 시작된다. 조직위는 7월 말까지 설치를 완료한 뒤 8월 한 달간 영상 시연과 시범운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 주행사장에 위치한 주제섬. [사진=심영범 기자]

 

전시관으로 활용될 대형 텐트 시설도 순차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현장에는 일부 텐트 구조물이 이미 설치된 상태였으며, 나머지 시설도 기초공사 이후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간다. 조직위는 7월 말까지 전시관 내부 조성을 완료하고 8월 시범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섬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테마존도 조성된다. 세계 주요 섬과 국내 대표 섬, 여수의 섬을 주제로 다양한 조형물과 전시 콘텐츠를 배치해 각 섬의 특징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행사장 중간중간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과 휴게 공간이 마련된다. 박 팀장은 "관람객들이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구 게이트 역시 제작이 진행 중이다. 박람회장을 처음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시설로, 다음 주부터 기초공사에 착수해 7월 말까지 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행사장 안전시설 구축도 병행되고 있다. 전기·통신 인프라는 대부분 설치를 마쳤으며 조명과 세부 설비 연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도시숲과 실내정원 조성 사업도 추진돼 행사장 곳곳에 휴식 공간이 마련될 전망이다.

 

▲ 주행사장 내부 모습. [사진=심영범 기자]

 

특히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체험형 놀이공간 '보물섬'도 흥미로웠다. 박 팀장은 “보물섬은 어린이를 가족의 보물이라는 의미를 담아 명칭을 정했으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에 따르면 관람 동선은 성인 기준 도보로 약 25~30분 정도 소요되는 규모다. 다만 행사 기간에는 주요 시설별 관람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체류 시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주요 시설들이 계획대로 조성되고 있다"며 "남은 공정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관람객들에게 여수와 섬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박람회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관람회장 내 공연장은 바다를 배경으로 공연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현재 설치된 펜스는 공사 과정에서 임시로 마련된 시설로, 공사 완료 후에는 탁 트인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방될 예정이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 동선도 별도로 마련한다.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객이 공연장 인근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연장은 저녁 시간대 운영을 중심으로 활용된다. 낮 시간에는 관람객 휴식과 식음 공간으로 활용하고, 저녁에는 각종 문화공연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시설 운영 과정에서 그늘막과 이동식 천막 등을 활용해 관람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관람객 편의를 위한 식음시설도 운영할 방침이다. 박 팀장은 “행사장에는 최대 100대 규모의 푸드트럭이 운영될 예정이며, 카페와 편의점 3곳도 추가 설치된다”라고 설명했다. 

 

박람회장 내 전시관과 테마시설은 각각의 콘텐츠 특성에 맞춰 수용 인원이 설정된다. 조직위는 향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정 관람 인원을 재조정하고 동선 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우려가 있지만 행사 부지 자체가 높은 지대에 위치해 배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장 관계자는 "배수시설과 지형 여건을 고려할 때 침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 박람회와 관광의 경계 허문다…향일암·해상케이블카 연계

 

주행사장을 둘러보고 여수 대표 관광지인 향일암을 찾았다. 남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절경과 기암괴석 사이로 이어지는 산책로에는 평일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 향일암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심영범 기자]

 

저녁에는 여수 해상케이블카에 올라 자산공원과 돌산을 잇는 야간 풍경을 감상했다. 케이블카 아래로 펼쳐진 항구의 불빛과 바다 야경은 박람회 야간 콘텐츠와 결합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조직위는 박람회 관람객들이 행사장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수 도심 관광과 해양 관광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 해상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여수 바다 야경. [사진=심영범 기자]

 

◆"진짜 섬을 걸어보세요"…금오도 비렁길에서 체험하는 박람회

 

둘째 날은  돌산 신기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금오도로 향했다.

 

섬박람회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전시관을 관람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섬으로 이동해 섬의 일상을 체험하게 된다는 점이다.

 

금오도에 도착하자 절벽을 따라 이어진 비렁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해의 푸른 바다와 깎아지른 해안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은 왜 이곳이 전국적인 트레킹 명소로 꼽히는지를 단번에 보여줬다.

 

박람회 기간에는 비렁길 스탬프 투어를 비롯해 섬 스팟 투어, 섬밥상 이야기 등 21종의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에코국제음악제와 섬 워크캠프도 준비 중이다.

 

▲ 비렁길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심영범 기자]

 

여남회식당에서 마주한 '섬 힐링밥상' 역시 눈길을 끌었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차려낸 한 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섬 문화 체험의 일부로 기획됐다.

 

조직위는 섬에서 숙박하며 세 끼를 모두 현지 음식으로 즐기는 '섬 1박 3식' 상품도 운영할 계획이다.

 

▲ 여남회식당에서 차린 힐링밥상. [사진=심영범 기자]

 

박람회 기간에는 돌산권과 도서지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16개 노선 29대가 무료 운행되며, 주말에는 최대 60대의 셔틀버스가 투입된다. 여수행 KTX 증편 방안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김종기 조직위 사무총장은 "현재 현장 곳곳에서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9월 개막 시점에는 훨씬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전시와 공연, 체험, 관광을 모두 아우르는 체류형 박람회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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