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에 반도체 생태계 요동...삼성전자·SK하이닉스 셈법은

신승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1-31 17:34:29
딥시크, 챗GPT 성능 버금가는 AI 모델 'R1' 공개
엔비디아 주가 휘청... 삼성·SK도 타격 불가피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 AI 모델 ‘R1’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업계는 단기적인 위험 요소와 장기적인 기회 요소가 공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딥시크 [사진=연합뉴스]

 

31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AI 추론 모델 ‘R1’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AI의 최신 추론 AI 모델 ‘o1’과 동등한 성능을 보였지만 개발 비용은 적게 들었다는 점에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딥시크에 따르면 R1의 개발 비용은 약 557만6000달러(약 81억 원)로, 오픈AI가 챗GPT 개발에 투자한 1억 달러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사용된 AI 반도체도 다른 경쟁사에 비해 저사양이다. 딥시크는 일반적으로 AI 개발에 사용되는 고성능 GPU인 엔비디아 H100 대신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라 사양을 낮춘 H800을 사용했다. 이 칩에는 최첨단 5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 대신 4세대 HBM3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반드시 고사양 AI칩이 필요하지 않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엔비디아의 독점적 입지가 휘청이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27일 17% 큰 폭으로 하락한 뒤 등락이 지속되고 있다.

 

딥시크 쇼크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 속해 있는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사실상 독점적으로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기존 HBM3 공급에 이어 HBM3E 8단 공급을 따냈다고 전해졌다.

 

딥시크가 저비용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엔비디아의 고성능·고비용 전략이 위협받을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딥시크가 일으킨 충격에 영향을 받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31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86% 급락으로 마감했으며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와의 공급 계약이라는 호재에도 전 거래일 대비 2.42% 하락으로 마쳤다.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사례가 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딥시크가 저비용 AI 모델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AI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장이 활성화돼 AI 개발 기업이 증가하면 전체적인 HBM 수요가 증가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며 “현재의 제한된 정보로는 판단하기 이르나,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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