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냐 악재냐...딥시크 쇼크, 증권가 전망 엇갈려
HBM 12단 공급 확보가 관건... 하반기 목표로 총력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지난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진을 극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 약세가 지속되다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 강화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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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특히 반도체 부문이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0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2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증권가의 예상치였던 3조 원을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사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1분기에 실적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는 데는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지만 이후 회복 개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딥시크 쇼크가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충격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추정돼 중국으로의 HBM 판매 비중이 높은데다, 미국 고객향 HBM 판매는 대부분 재설계 제품 출시 이후를 기약해야 하는 삼성전자에 더 불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중국의 딥시크 여파가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AI 딥시크 부상은 저비용 고효율 AI칩 확산과 엔비디아 중심 고비용 GPU 탈피를 의미해 장기적으로는 AI 생태계 확장의 긍정적 효과로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종료 국면에 진입했다는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되며 경영 복귀가 현실화 되면서 지난 10년간 최고 경영자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향후 삼성전자의 불확실성 완화 국면 진입이 전망된다”며, “이재용 회장의 10년간 사법 리스크 종료는 향후 적극적 경영참여를 의미해 이재용 회장은 현재 보유한 순현금 93.3조원을 삼성전자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을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HBM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엔비디아로부터 5세대 HBM3E 8단 공급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 상반기 중으로 HBM3E 12단의 품질 인증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0나노급 D1C 공정 기반의 HBM4 양산을 올해 하반기 목표로 추진 중이며,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GPU 수요에 맞춘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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