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합류 가능성 시사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인사들을 만난 가운데, 삼성전자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오픈AI·소프트뱅크의 3각 동맹이 성사된다면, 글로벌 AI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길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반등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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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4일 한국을 찾은 올트먼 CEO는 카카오, SK그룹, 크래프톤 등 국내 주요 기업 대표들과 만나 협력을 논의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AI 협력을 논의한 것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3자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 중인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르네 하스 CEO도 동석했다.
이들은 이번 회동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AI 및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회동 후 취재진에 "우리는 좋은 논의를 했으며, 앞으로도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가 주도하는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 계획으로, 소프트뱅크와 오라클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4년간 약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투자해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물론, 최근 딥시크로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과의 AI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픈AI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스마트폰을 대체할 AI 전용 디바이스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RM이 칩 설계를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역량을 보유한 데다 모바일 기기 분야 세계 1위 기업이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전자, 오픈AI, 소프트뱅크 간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AI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TSMC가 파운드리를 맡고 SK하이닉스가 메모리를 공급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강력한 경쟁 그룹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큰 성과를 거둔 것에 비해 반도체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삼성전자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동은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이후 참여한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경영 족쇄를 풀고 속도를 내는 이 회장의 행보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인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조설비를 확보하고 있는 동시에 턴키 공급 가능한 대규모 AI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부분이 스타게이트 전략 파트너로서의 최대 강점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AI 전용 칩 생산을 협력할 수 있는 파운드리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10억명 이상의 모바일, TV, 가전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스타게이트 AI 생태계 구축의 최적 파트너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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