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통위] 기준금리 2.75%로 0.25%p↑…‘반도체 호조’ 성장, 물가·환율 잡기 과제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1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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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폭발에 GDP 전망 2.6% 큰 폭 상회…경상수지 ‘역대급 흑자’ 예고
국제유가·고환율 여파에 6월 물가 3.2% 급등…원·달러 1500원 돌파 등 변동성 증대
중동전쟁 충격 속 중소기업·고용 타격…금통위원 7인 만장일치 인상 결정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며 통화 긴축 기조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가 경제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중동발 비용 충격과 환율 변동성, 가계부채 증가세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물가와 금융안정을 잡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2.75%로 0.25%p 상향 조정해 운용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역시 연 1.00%에서 1.25%로 동일하게 0.25%p 인상해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7명 전원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 반도체 훈풍에 성장률 2.6% 훌쩍…경상수지 유례없는 흑자 전망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었던 주요 배경에는 탄탄한 경제 성장세에 대한 확신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함께 발표한 '2026년 7월 경제상황 평가'에 따르면, 국내경제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AI 투자 확대로 인한 반도체 경기 호조와 파급효과에 힘입어 성장세가 한층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통관수출 품목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반도체와 컴퓨터(SSD) 품목이 전체 수출 실적을 주도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중동발 공급 충격을 정부 추경 등으로 일정 부분 완충한 가운데,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기존 전기 대비 전망치(0.2%)를 상회했다.
 

한은은 올해 전체 GDP 성장률이 지난 5월 제시했던 전망치인 2.6%를 큰 폭으로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호조는 외환 수급 개선의 기반이 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상품수지가 대폭 개선되고, 고환율에 따른 내국인의 해외여행 감소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축소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유례없는 수준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 6월 물가 3.2% 급등·환율 1500원 돌파…금융안정 리스크 가중
 

하지만 성장의 그늘 뒤에 숨은 물가 및 금융 불안 요소는 한은의 발걸음을 압박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급등과 고환율 지속,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전월보다 높아진 3.2%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과 그간 축적된 비용 상승 충격이 이연되면서, 한은은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이 당초 전망치(2.4%)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정성도 금리 인상의 주요 배경이 됐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 속에 한때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가 1400원대 후반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고,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증가 폭이 커지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중동전쟁 여파, 정유·화학 및 중소기업 고용 타격
 

이날 함께 공개한 이슈분석 보고서(중동전쟁 이후 실물경기 및 고용 상황)에 따르면,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 충격은 국내 산업과 고용 시장에 뚜렷한 상흔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과 원유 수입 차질은 정유 및 화학 산업의 생산 차질로 직결됐다. 정유와 화학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졌으며, 이는 내수 물량을 우선 충당하는 과정에서 수출 감소로 집중됐다.
 

반면 반도체는 대체 수입처 확보로 차질을 피했고, 비철금속(알루미늄) 등 일부 산업은 글로벌 수급 타이트에 따른 반사 수혜를 입는 등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됐다.
 

특히 고용 시장은 심리 위축과 비용 충격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휘청였다. 지난 5월 전체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한 가운데, 원자재 및 에너지 비용 상승에 대한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300인 미만 사업장)과 제조업,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위축이 두드러졌다.
 

◇ 한은 “추가 인상 기조 유지”…향후 경기·물가 경로 점검
 

한국은행은 중동 상황이 점진적으로 수습될 경우 공급망 리스크 완화와 내수 개선으로 주요 산업 경기 및 고용이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사태 장기화 시 부정적 영향이 전 산업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하방 리스크를 경고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발표에서 “국내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견조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그간 높아진 비용 압력과 수요 압력으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집값, 가계부채 증가세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향후 물가 압력,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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