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뇌 장벽 넘는 신약"…유한양행, '제3형 고셔병' 정조준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3 10:38:59
  • -
  • +
  • 인쇄
"효소 보충 넘어 CNS 치료로"…제3형 고셔병 공략
BBB 투과형 'YH35995', 고셔병 치료 공백 정조준
FDA·EMA 희귀의약품 지정…글로벌 개발 기반 확대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희귀질환 치료 시장의 경쟁 축이 '효소 보충'에서 '중추신경계(CNS) 치료'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제가 접근하지 못했던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해 신경증상까지 겨냥하는 차세대 치료제 개발이 글로벌 제약업계의 새로운 연구개발(R&D)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제3형 고셔병 치료제 후보물질 'YH35995'를 앞세워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하며 글로벌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메가경제는 유한양행이 바라보는 고셔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YH35995의 차별성, 글로벌 개발 전략, 희귀질환 사업 확대 방향 등을 살펴봤다.

 

▲유한양행이 희귀질환인 '제3형 고셔병'을 겨냥한 파이프라인 'YH35995'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챗GPT4]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희귀질환 치료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암 신약 '렉라자'를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신경계 희귀질환인 제3형 고셔병을 겨냥한 차세대 파이프라인 'YH35995'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글로벌 고셔병 치료 시장에서는 효소대체요법(ERT)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족한 효소를 외부에서 보충해 전신 증상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임상 경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축적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제3형 고셔병은 상황이 다르다. 간·비장 비대와 같은 전신 증상뿐 아니라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해 기존 치료제만으로는 충분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환자 수보다 ‘치료 공백’…제3형 고셔병 타겟 이유

 

유한양행이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고 개발 난도가 높은 제3형 고셔병을 우선 개발 영역으로 선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시장 규모보다는 미충족 의료 수요와 후보물질의 기전적 특성이 가장 잘 맞는 질환이라는 판단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다.

 

YH35995는 글루코실세라마이드(Glucosylceramide; GL1) 생성을 낮추는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GCS) 억제제로, 기질감소치료법(SRT)에 해당하는 경구용 저분자 화합물이다. 

 

혈액뇌장벽(BBB) 투과 특성을 기반으로 뇌 내 GL1 억제를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경향을 살려, 혈액뇌장벽 투과를 통해 중추신경계에 접근하고, 신경증상의 원인이 되는 기질 축적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단순히 전신 증상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경학적 증상에 대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제3형 고셔병 환자에서 임상적 유익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혈액뇌장벽은 외부 물질의 뇌 유입을 차단하는 방어막이다. 기존 허가 치료제들은 고셔병의 전신 증상 관리에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제3형 고셔병에서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직접 표적으로 삼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만, YH35995의 경우 아직 초기 임상개발 단계인 만큼 유한양행은 실제 신경증상 개선 가능성을 단정하기보다는 임상 데이터를 통해 CNS 접근성과 치료적 유익성을 검증해 나갈 예정이며, 향후 임상을 통해 CNS 표적 결합, 신경학적 유익성, 장기 안전성과 환자 편의성 등을 단계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고셔병은 특정 효소 결핍으로 인해 체내 물질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리소좀 축적 질환(LSD)으로, 간·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및 골격계 증상 등 전신에 걸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제3형 고셔병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형태로, 해당 증상에 대해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며 “YH35995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겨냥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FDA 이어 EMA·식약처까지”…YH35995 임상개발 기반 확대

 

YH35995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며 글로벌 임상개발 기반을 넓히고 있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단순한 상징적 성과를 넘어 임상과 허가, 상업화 과정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는 임상시험 관련 세액공제, FDA 심사 수수료(user fee) 면제, 허가 승인 시점부터 최대 7년간 시장독점권 등 다양한 개발 인센티브가 제공될 수 있다. 유럽에서도 희귀의약품 개발 계획에 대한 과학적 규제적 자문, 수수료 감면, 허가 후 요건 충족 시 시장독점권 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유한양행은 YH35995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계기로 글로벌 임상 개발과 허가 전략을 체계화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YH35995의 글로벌 임상개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로, 공개된 초기 임상 결과와 FDA·EMA 희귀의약품 지정 등을 바탕으로, 제3형 고셔병에서 후보물질의 CNS 접근 가능성과 임상적 가치를 검증할 수 있는 개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YH35995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건강인 대상 안전성·내약성 및 약동학/약력학 평가를 위한 최초 인체 연구(First-in-human, FIH)를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YH35995는 유한양행의 글로벌 R&D 역량을 희귀질환 및 CNS 관련 치료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라며 “YH35995의 글로벌 개발 계획은 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면밀히 수립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은 제3형 고셔병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 개발의 필요성과 YH35995의 잠재력을 대외적으로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글로벌 규제기관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임상 개발 속도를 높여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에어로케이, 누적 탑승객 500만명 돌파…청주공항 거점 성장세 '가속'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에어로케이항공이 누적 탑승객 500만 명을 돌파하며 지방공항 기반 저비용항공사(LCC)로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11일 청주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출발·도착 승객을 합산한 누적 탑승객이 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13일 밝혔다. 에어로케이는 2023년 12월 누적 탑승객 100만 명을 달성한 이후 2024년 11

2

LS일렉트릭·인피니언, AI 전력 '직류 동맹'…데이터센터 효율전쟁 선점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S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미래 전력망에 적용할 직류(DC) 전력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전력 변환 손실을 줄이고 효율과 안정성을 높여 급성장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지난 10일 경기도 안양 R&D캠퍼스에서 인피니언과

3

하나銀, 해외송금 ‘1분 시대’…‘Fast-Fit 송금’ 통해 속도·투명성 강화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하나은행이 해외송금 처리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실시간 송금 추적 기능을 더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외환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하나은행은 해외송금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빠르고 투명한 해외송금 서비스인 ‘Fast-Fit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Fast-Fit 송금 서비스’는 기존 해외송금 과정에서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