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만톤 전부가 손실은 아니다…고부가 철강·수출 다변화로 'EU 장벽' 넘는다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유럽연합(EU)이 한국산 철강에 배정된 전용 무관세 쿼터를 51만톤가량 줄이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철강 산업은 자동차나 반도체와 달리 내수 비중이 크고 품목도 광범위해 유럽향 수출 감소가 국가 핵심 품목 수출 품목과 비교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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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16일 철강업계는 정부(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철강사들이 EU에서 강화한 수입 규제에 따른 직접적인 수출 감소 규모를 점검하는 동시에 품목별 영향과 공용쿼터 활용 가능성을 정밀하게 분석해 대응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히 줄어든 전용쿼터 물량 51만톤 전체를 손실로 계산하기보다 실제 적용 품목과 기업별 수출 구조를 세분화해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U가 한국산 철강에 배정한 전용 무관세 쿼터는 기존 약 258만톤에서 207만톤 수준으로 줄었다. 감소 규모는 약 51만톤이다. 해당 쿼터를 초과해 수출하는 물량에는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정부와 철강업계는 여러 국가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용쿼터’를 활용해 감소 물량 일부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용쿼터를 모두 소진한 이후에도 공용쿼터를 확보하면 추가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철강 수출물량 기준으로 미국이 1위, 유럽이 2위 시장이지만 철강산업은 열연강판부터 다양한 규격과 형태의 볼트까지 포함될 정도로 품목 범위가 매우 넓다”며 “이번 유럽의 무관세 쿼터 축소가 국내 철강업계 전체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나 반도체 업종과 달리 철강산업은 내수시장 비중이 훨씬 크고, 국내 공급 이후 남는 물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구조”라며 “유럽향 무관세 쿼터 축소로 인한 피해 역시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해법은…'고부가 철강·내수 확대·수출 다변화·HS코드별 맞춤 대응 필요'
다만 공용쿼터는 한국에 물량이 보장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여러 수출국이 동일한 쿼터를 두고 경쟁하는 만큼 선점 여부를 장담할 수 없고 통관 시점에 물량이 소진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관세 부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 공급계약이나 가격 협상 과정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용쿼터 확보 자체보다 품목별·기업별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럽 무관세 쿼터제 대응의 출발점에서는 철강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협회 차원에서 쿼터제에 대한 심층적인 대응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HS코드를 활용해 실제 영향을 받는 개별 기업과 품목을 구체적으로 분류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업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철강협회가 정부에 정책과 제도 개선 방안을 건의하는 방식으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업계가 추진할 수 있는 중장기 대응책으로는 국내 신규 수요 확대와 수출시장 다변화가 거론된다. 전력망 확충과 노후 인프라 교체, 철도·항만·에너지 시설 등 대규모 사업에서 국산 철강재 활용을 확대하고 중동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시장을 넓히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EU 무관세 쿼터제와 그 외 품목에 대한 50% 관세 정책은 EU 자국 보호주의 관점에서 7월부터 시행한 정책"이라며 "지난 10일 김정관 장관 주재 하에 업계 간담회에서 나온 대응책으로는 기존에는 마진 등의 가격 요소가 중요했는데 이제는 납기, 공급망 확보 등의 비가격적인 요소의 경쟁력이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보호무역 강화로 글로벌 철강 물량이 제3국 시장으로 몰릴 경우 중국산 저가 철강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에 단순히 수출지역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전기차용 강판과 에너지용 후판, 특수강, 저탄소 철강 등 가격 경쟁만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EU의 쿼터 축소를 일률적으로 ‘51만톤 수출 손실’로 해석하기보다는 품목과 기업별 실제 노출도를 따져야 한다고 본다. 공용쿼터를 활용해 단기 충격을 줄이는 동시에 협회를 중심으로 세부 품목별 영향 분석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출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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