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부문, 전 제품 AI 적용 확대...로봇 등 신사업 육성
DS 부문, 반도체 수율 안정화 및 차세대 HBM 개발 집중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주력 사업에서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 회복 방안을 내놓았다. DX(Device eXperience) 부문은 전 제품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반도체 수율 안정화와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 집중한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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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회사는 주총 폐회 이후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고 DX와 DS 부문의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부회장은 이날 “최근 주가가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AI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과 TV 등 주요 제품이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주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DX부문 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전 제품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왔으며, 올해는 이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제품 전체에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하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도 AI 기반의 개인 맞춤형 사용자 경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로봇 ▲헬스케어 ▲냉난방공조(HVAC)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을 주요 신사업으로 꼽고, 미래형 사업 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미래로봇 추진단’을 신설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헬스케어 사업에서는 초음파 전문 업체 '소니오' 인수와 미국 의료기기 기업 '엘리언트' 투자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HVAC 분야에서는 고효율 히트펌프 제품 개발하고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전장 사업의 경우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기술을 개발하고, 자회사 하만과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의 인캐빈(In-Cabin) 기술을 발전시켜 전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어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반도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전 부문장은 “HBM 시장 대응이 늦어진 점이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며, 선단 공정을 기반으로 한 HBM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문장은 “2025년 하반기부터는 HBM3 12단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공급하고, AI 디램 시장 전환을 가속화하여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HBM4 및 커스텀 HBM 시장에서는 작년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며, 차질 없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저가 제품 공세와 관련한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중국 업체들은 DDR4 및 LPDDR4 등 저가형 메모리 시장을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고성능·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2나노 공정의 완성도를 높이고, 1나노대 차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한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최단 기간 내에 수율을 안정화하는 것이 올해 최우선 목표”라며, "올해는 공정 개발뿐만 아니라 실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스템LSI 사업 부문에서는 시스템온칩(SoC)의 성능을 극대화해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그간 삼성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수율 문제로 갤럭시 S 시리즈에 탑재하지 못했던 점이 지적을 받아왔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은 “연산 기능 강화를 위해 CPU·GPU 등 핵심 요소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도 적극 추진한다. 한종희 부회장은 “당사는 2024년 연간 9조80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11월에는 회사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해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3조 원 규모의 1차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으며, 현재 3조 원 규모의 2차 자사주 매입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4인(김준성, 허은녕, 유명희, 이혁재) 선임 ▲사내이사 3인(전영현, 노태문, 송재혁)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2인(신제윤,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든 안건이 심의와 표결을 거쳐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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