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중 HBM 수출통제...K-반도체, 고래 싸움에 등 터질 가능성은

신승민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3 16:51:41
중국 'AI 굴기' 저지에 나선 미국
산업부·SK·삼성 "영향 미미할 것"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 속도를 늦추고 군사적 견제를 목적으로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통제 적용 대상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한국 정부와 해당 기업들은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2일(현지시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첨단 반도체장비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특정 사양의 반도체를 중국 포함 24개 국가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상무부가 특정한 수출 통제 대상은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 생산 중인 모든 HBM의 수출이 제한된다.

 

▲ SK하이닉스의 HBM3E 모형. [사진=메가경제]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이는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한 미국 밖 생산 제품의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 반도체 기업의 상당수가 제품 설계·제조를 위해 미국산 기술·소프트웨어·주요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FDPR의 적용 폭이 광범위할 것을 예상된다.

 

한편 일본과 네덜란드 등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반도체장비 수출통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반도체장비와 관련이 낮은 국가들은 FDPR 면제국으로 지정됐다. 한국은 미국 수준의 반도체장비 수출통제를 시행하지 않아 면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이날 "수출통제의 목적이 중국이 전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첨단 AI를 개발하는 것을 늦추고, 중국이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의 원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HBM 생산기업들도 수출 통제를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해당 기업들은 미국의 조치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생산하는 HBM 전량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저사양 HBM을 중국에 수출해왔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 및 FDPR 적용에 따라 HBM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에도 다소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미국 규정이 허용하는 수출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안보 관점에서 중요성이 큰 첨단 수준 반도체장비와 관련된 국내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기존에 VEU(Validated End-User) 승인을 획득한 중국 내 우리 기업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와 관계없이 수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측은 “이번 미국 조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영향을 지속 점검하면서 기업의 수출 애로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방안 모색에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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