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이끄는 이재용式 '인재제일'..."젊고 다양, 수평적 조직문화 만든다"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1-29 23:16:30
'삼성형 패스트트랙' 도입...'나이 무관' 젊은 경영진 조기 육성
'절대평가', '동료평가' 등 수평적 협업 강조...직급·사번도 지워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의 핵심 인재 양성 구상을 구체적으로 풀어낸 새 인사제도를 발표했다.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에서 이건희 회장으로 이어진 삼성의 경영이념 ‘인재제일(人材第一)’ 철학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9일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장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은 그동안 임직원 온라인 대토론회 및 계층별 의견청취 등을 거쳐 노사협의회·노동조합 및 각 조직의 부서장과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최종적으로 의견을 듣고 세부 운영방안이 수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혁신안은 이 부회장이 구상한 ‘뉴 삼성’의 본격화에 시동을 걸면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부회장은 ‘뉴 삼성’ 의지를 밝힌 뒤 나선 첫 해외 출장에서 돌아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됐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이번 북미 출장길에 올라 모더나·버라이즌 등을 비롯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세계 최고 인재들이 모인 글로벌 대표 기업의 경영진들과 연달아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삼성전자 제공]



새 인사제도의 혁신 방향은 ▲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여 젊은 경영진 조기 육성 ▲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기회와 터전 마련 ▲ 상호 협력과 소통의 문화 조성 등 세 부분이다.

먼저 낡은 연공서열식 인사제도를 폐지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경영진을 조기 육성할 수 있는 ‘삼성형 패스트트랙(Fast-Track)’을 구현한다.

‘부사장·전무’의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해 단계를 과감히 줄이는 동시에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없애 젊고 유능한 경영자를 조기 배출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 나선다.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에서 검증하는 ‘승격세션’을 도입하는 한편, 고령화·인구절벽 등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의 가치가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우수 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를 도입한다.

수평적 관계 형성을 위해 사내 인트라넷에 표기되던 직급과 사번 정보를 지우고, 해마다 3월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승진자 발표도 폐지하기로 했다.

공식적으로 사내에서는 ‘상호 존댓말 사용’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버라이즌 CEO [사진=삼성전자 제공]


또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해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방침이다.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자격을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사내 FA(Free-Agent) 제도’와 국내·해외법인의 젊은 우수 인력을 뽑아 일정 기간 상호 교환 근무하는 ‘STEP 제도(Samsung Talent Exchange Program)’를 도입한다.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복직 시 연착륙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설치하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근무환경 구축을 위해 카페·도서관형 사내 자율근무존을 마련하는 등 ‘Work From Anywhere 정책’도 도입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성과관리체제도 기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단, 최상위 평가는 기존처럼 10% 이내로 운영해 고성과자에 대한 인정과 동기부여를 유지한다.

부서장과 업무 진행에 대해 상시 협의하는 ‘수시 피드백’ 제도를 도입하고, 임직원간 협업을 원활하게 하면서도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등급 부여 없이 서술형 작성 방식의 ‘동료평가(Peer Review)’도 시범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에도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직원 의견을 지속 수렴해 인사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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