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돌아온 ‘삼성’, 미래 전략산업에 3년간 240조 투자한다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8-24 16: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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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신성장 IT 등 4대 분야 투자...국내 180조
‘공채 제도’ 유지한다...직접 고용 4만 명, 고용 유발 56만 명 예상

총수 공백으로 멈췄던 삼성의 투자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삼성이 미래 전략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240조 원 규모의 향후 3년간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11일 만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주요 관계사는 24일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비롯해 코로나19 이후 미래준비를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삼성은 앞으로 3년 동안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신성장 IT R&D 등 미래 전략산업에 240조 원(국내 180조 원)의 신규 투자를 단행하고, 같은 기간 4만 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 2018년에 삼성이 내놓은 180조 원 투자 계획을 훌쩍 넘어선다.

삼성이 그동안 총수 부재로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적극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면. 이 부회장 복귀 후 오너 리더십이 다시 가동되면서 과감한 투자로 미래 산업구조 개편 선도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출소 당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경영 복귀를 알린 데 이어 지금까지 줄곧 주요 사업현안들을 챙기면서 핵심 경영진들과 함께 이번 계획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질서, 사회구조의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 선도...“M&A도 과감히 나설 것”

삼성의 이번 발표는 반도체가 IT를 넘어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패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코로나 이후 백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바이오제약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 전환기에 나왔다.

 

▲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P3라인 브리핑 및 향후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삼성 측은 향후 3년을 새로운 미래 질서가 개편되는 시기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투자는 삼성이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첨단 혁신사업에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과감한 M&A(인수·합병)를 통해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는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조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 업체들이 파운드리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기존 ‘절대 우위’를 지켜내면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도약을 위한 혁신 제품 경쟁력의 확보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메모리는 단기 시장 변화보다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춰 R&D·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시스템 반도체는 기존 투자 계획을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_신사옥 전경

 


▲ CDMO·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제약 산업 ‘제2의 반도체 신화’ 만들 것

삼성은 이번 발표에서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삼성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했다”며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캐파(CAPA) 62만 리터로 CDMO 분야의 압도적 세계 1위에 올라선다”고 말했다.

또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왔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CDMO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공장 증설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확보하고,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가면서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삼성은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기술 선행연구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로봇, 슈퍼컴퓨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신기술·신사업 R&D 역량 강화로 먼저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는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으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제공


▲ 3년간 직접 고용 4만 명...‘공채 제도’ 유지한다


향후 3년간 4만 명 규모의 직접 채용 계획도 내놨다. 통상적인 채용 계획으로는 고용 규모가 3년간 3만 명 정도이지만, 첨단산업 위주로 1만 명 더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 측은 같은 기간 180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로 56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들은 공채 제도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공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이기도 하다”며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해 공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이 2024년까지 4만 명을 채용하면 국내 계열사 전체 직원 수가 처음으로 3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제조 기업들이 자동화 시스템과 높은 인건비 등 때문에 고용 증가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의 고용 확대 발표는 다소나마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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