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최선호·한국콜마 차선호…코스맥스는 '매수'
"관건은 재구매력"…색조·헤어·향수 등 제품군 확대도 과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 화장품 산업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 중심으로 해외 영토를 넓히는 가운데, 수출액이 2030년 2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성장 주도권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형 브랜드에서 다수의 인디브랜드로 넘어가면서 산업 저변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다만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K-뷰티'라는 국가 브랜드와 SNS 바이럴에 기대기보다 개별 브랜드의 재구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이 최근 발간한 화장품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협소한 내수시장에도 글로벌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수출 지역은 아시아·대양주 48%, 유럽 24%, 북미 22%로 고르게 분산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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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뷰티가 해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사진=AI] |
변화의 중심에는 인디브랜드가 있다. 상위 29개 인디브랜드의 합산 매출은 2021~2025년 연평균 59% 늘었다. 미국과 유럽 주요 이커머스 판매 순위 상위권에도 한국 브랜드가 잇따라 이름을 올리면서, 일부 대기업에 집중됐던 수출 구조가 다변화됐다.
메리츠증권은 K-뷰티의 경쟁력으로 ▲빠른 제품 혁신과 트렌드 대응 ▲성분 중심의 차별화 ▲품질 대비 합리적 가격 ▲K-문화 확산 등을 꼽았다. 여기에 글로벌 수준의 제조자개발생산(ODM) 인프라가 인디브랜드의 진입장벽을 낮췄고, SNS 콘텐츠 마케팅과 이커머스 운영 역량이 해외 안착 속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수출액은 2025년 94억달러에서 2030년 194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연평균 성장률은 16%다. 미국·유럽의 추가 침투 여력이 남아 있는 데다 중동과 중남미가 새 성장 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다음 과제는 'K-뷰티'에서 '글로벌 브랜드'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SNS 바이럴이 첫 구매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개별 브랜드가 재구매를 만들어내야 성장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킨케어와 일부 히어로 제품에 쏠린 제품 구조도 색조·헤어·바디·향수로 넓힐 필요가 있다. 지역 다변화가 소비자 기반을 넓힌다면, 제품군 확대는 고객 1인당 매출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화장품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 수요 둔화 이후 장기간 부진했던 업종이 미국·유럽 수출 증가를 계기로 2014~2015년 중국발 호황 이후 최대 호황기를 지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업종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20배를 밑돌아 과거 호황기 최대 40배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에이피알 최선호주…"북미·유럽이 증가분 86% 차지"
종목별로는 에이피알을 최선호주, 한국콜마를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에이피알은 2025~2028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연평균 각각 49%, 5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메디큐브를 앞세워 미국에서 확보한 성장세를 유럽으로 넓히는 한편, 신규 카테고리와 브랜딩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올해 연결 매출은 3조1018억원(전년 대비 103%↑), 영업이익은 7679억원(113%↑)으로 예상됐다. 북미와 유럽 매출은 각각 144%, 422% 증가해 두 지역이 전체 매출 증가분의 86%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콜마·코스맥스, 'ODM 수혜'…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 전망
ODM 업체들은 특정 브랜드의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K-뷰티 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콜마는 국내 최대 수준의 스킨케어 생산능력과 선케어 기술력, 미국 생산 기반을 갖춘 만큼 국내 인디브랜드의 미국 현지 생산이 늘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연결 매출은 3조2636억원, 영업이익은 3460억원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률 10.6%는 창립 이래 최대 수준이다. 연우의 실적 정상화와 미국 생산능력이 추가 모멘텀으로 지목됐다.
글로벌 1위 화장품 ODM 업체인 코스맥스도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혔다. 올해 연결 매출은 2조9785억원으로 24%, 영업이익은 2567억원으로 31% 늘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은 8.6%로 역시 창립 이래 최대다.
법인별로는 국내가 기초화장품 성장에 힘입어 매출 25% 증가, 영업이익률 10%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법인은 원화 기준 23%(위안화 기준 14%) 성장하며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이후 부진했던 중국 사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든 데다 C-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 확대도 호재로 거론됐다.
미국 법인은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현지 고객사 대상 연구개발(R&D) 기반 영업 확대와 K-뷰티 관심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53% 늘고, 올해 영업손익분기점(BEP)에도 도달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메리츠증권은 코스맥스의 향후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연평균 각각 17%,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초와 색조 모두 경쟁력을 갖춰 특정 카테고리 부침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결국 K-뷰티의 향후 성장은 수출액 자체보다 개별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성장축이 중동·중남미로 확산되고 히어로 제품 중심의 인기가 브랜드 전체의 반복 구매로 이어진다면, 현재의 호황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구조적 성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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