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가 쏙쏙 과로사 산재보상]①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 기준으로 판단해야"

김태윤 / 기사승인 : 2020-08-03 10:13:11

오늘은 2020년 5월 14일에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2019누51101 판결을 살펴본다.

육체적 강도 및 정신적 긴장이 높은 용접업무를 계속 하다가 심근염(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심장 근육에 급성 또는 만성으로 염증 세포가 침윤한 상태)으로 사망한 경우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판결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망인은 2017년 4월 28일 가스배관이나 진공배관을 주문받아 제작하는 이 사건 회사와 2018년 4월 27일까지 근무계약을 체결하여 용접사로 근무하여왔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한다. [사진 출처= Pixabay]


배관사가 설계도면을 보고 배관을 가용접하면 망인이 본용접을 실시하는 업무로 망인은 배관사인 팀장 1인, 용접사인 나머지 팀원 2인과 함께 일하였고, 팀장인 배관사가 주문받은 물품의 납기에 맞추어 작업량, 작업시간 등을 결정하였다. 근무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였고 휴게시간은 중간 중간 총 1시간 30분이 보장되었다. 


서울고등법원은 원심(제1심)의 판결을 깨고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 망인이 담당한 용접업무는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였고, 고가의 자재를 다루면서도 과도한 업무량과 촉박한 납기 설정으로 정신적 긴장도 역시 높았던 점, ▲ 기존의 업무인원이 상당수 감원된 데다가 주로 망인에게 업무가 몰려 망인은 수시로 야간, 주말근무 및 갑작스러운 업무지시도 상당했는데, 특히 이 사건 회사에서 용접사를 추가 채용하려고 하였는데 배관팀장이 이를 거절하기도 하였다는 점, ▲ 망인이 사망하기 이전 9주간 평소 과도한 업무량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동생에게 이러한 고통을 호소하였고 2017년 7월경까지 근무하고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 특히 망인이 사망하기 전 4주 동안 휴일은 2일뿐이었고 사망하기 전 12일 동안은 휴일 없이 연속으로 근무하였으며 사망 전 3일 동안은 10시간 30분, 15시간 24분, 12시간 48분을 근무하여 육체적 피로와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 이러한 피로 및 스트레스로 망인의 면역력이 저하되었는데, 망인이 사망하기 약 2주 전 급성기관지염 진료를 받았고 10일 전에는 감기몸살과 복통 증세를 호소한 사실은 망인의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는 점, ▲ 이러한 면역력 저하 상태에서 바이러스의 활성이 촉진⦁악화되어 망인의 심근염 증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 ▲ 망인에게 심혈관계나 면역체계 관련 질환의 원인이 되는 가족력이나 기초질환이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결하였다.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며,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 원심과 같이 망인의 심근염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더라도 적어도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심근염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며, ▲ 또한 망인의 과로내용이 통상인과 비교하였을 때 감내하기 곤란한 정도이고 본인에게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경우이고, ▲ 망인의 과로 이외에 달리 사망의 원인이 될 사항이 특별히 드러나지 않는 한 망인의 과중한 업무와 신체적 요인으로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정함이 타당하다는 점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원고의 손을 들어준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타당해 보인다.

 

<노무법인 산재 강원영월지사장 공인노무사 김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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