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안준다?...바이든 정부, "칩스법 보조금 집행 박차"

신승민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2 15:08:22
할당 예산 전액 지급 목표...삼성 64억·SK 4.5억 달러 조율
국내 반도체 업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정책 변화에 촉각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까지 칩스법(CHIPS Act)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을 모두 지급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일간지 '폴리티코(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반도체 보조금으로 할당된 거의 모든 예산을 지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형 선도 기업과 관련된 모든 주요 발표를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레이몬도 장관은 이를 위해 “부서 직원들에게 주말에도 일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칩스법은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재편하기 위해 지난 2022년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법안이다.

 

미국은 52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반도체 기업에 지원해 대미 투자를 유도했으며, 이를 통해 인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기업들에 지급할 직접 보조금으로 390억 달러를 배정했으나, 이 중 300억 달러는 복잡한 협상에 묶여 아직 지급되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예비 협상을 통해 각각 64억 달러, 4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받기로 했지만 아직 계약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현재까지 보조금 지급이 확정된 기업은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 뿐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서두르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시 칩스법 폐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칩스법을 비롯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그는 바이든의 칩스법을 “매우 나쁘다”며 보조금 대신 무역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제조를 촉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 기조가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조금 정책 폐지 외에도 관세 부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 등이 우려된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지출 대부분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공언했으며, 출범 후 정부 예산 삭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방정부의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효율부(DOGE)’를 신설했으며, 러몬도 장관 대신 상무부 장관에 무역 관세와 지출 삭감 정책을 지지하는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CEO를 지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반도체 산업 환경 변화에 국내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신정부 출범이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엔비디아 등 미국 설계 기업의 제품이 대만 등 해외에서 제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조를 고려할 때 관세는 미국 기업과 산업에도 부담”이라며,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부작용 등을 미국 신정부에 적극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은 주요 반도체 시장으로 우리 기업들의 핵심 투자처”라며 “미국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미국 신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불확실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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