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관세 정책 파장…K-자동차 산업 '비상'

문혜원 / 기사승인 : 2025-02-16 09: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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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4월 2일 자동차 관세' 예고
자동차 관세 적용시점 여부는 불분명
관세 부과 시 타격 부정적 영향 전망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발생하는 변수가 한국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거침없이 휘두르는 '관세 칼날'이 자동차로까지 확장되면서 잇단 '트럼프발(發)관세 전쟁' 예고에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증권사 리포트 종합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관세율을 10%로 설정한다면 한국의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이 약 4조 3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관세율이 20%까지 오를 경우 최대 19%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아울러 한국GM 역시 주요 생산품목인 중소형 SUV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가 ‘빨간불이’켜진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 중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께"라고 답했다.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은 우선 4월 2일이 관세 시행일인지,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일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불확실하다는 진단이다. 또한,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처럼 모든 수입차에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 무역 상대국별로 차등 부과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무역 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와 상대국의 무역 장벽 해소를 목표로 동맹국과 비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강경한 관세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한국은 자동차가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상무부의 승용차 및 경량 트럭(Passenger Vehicles and Light Trucks) 신차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은 미국에 153만5616대(366억 달러, 약 52조8000억원)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이는 수출량 기준으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멕시코, 일본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량은 4만7190대(21억 달러, 약 3조원)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분야에서만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는 약 50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의 주요 배경으로 미국의 무역적자를 지속적으로 지적해왔으며, 동맹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라 하더라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히 미국 상무부와 재무부가 4월 1일까지 무역 실태를 조사해 '상호 관세'를 결정할 예정인 만큼, 미국 정부가 한국의 자동차 수입 정책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서는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가스 관련 부품(ERC) 규제를 주요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자동차 업계는 2022년 8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한국으로 수입되는 신차 모델을 무작위로 선정해 검증 시험을 진행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의 제품 출시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자동차 구매 시 부과되는 부가가치세(VAT) 등 미국에는 없는 특정 조세 제도도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요인들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로 이어진다면, 한국 자동차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한미 FTA에 따라 대미 수출 시 관세가 면제되고 있지만, 향후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한국 전체 수출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이며 이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에 달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이며, 2위 품목인 반도체(106억8000만 달러)의 3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자동차 산업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되됐다. KDI는 최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만약 추가적인 통상 갈등이나 반도체 관련 고율 관세가 현실화된다면, 경제 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투자 및 고용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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