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약물 노출 위험 감소와 투약 오류 예방 기대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항암제 조제 로봇과 주사약 자동 불출 시스템을 도입하며 약제 업무 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암 치료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정밀성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약제 업무를 첨단 장비로 보완해 환자 안전과 의료진 보호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지난 25일 A동 3층 약제팀에서 스마트 약제 시스템 가동식을 열고 항암제 조제 로봇 ‘APOTECA Chemo’ 1대와 주사약 자동 불출 시스템 ADS 2대를 본격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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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안산병원이 스마트 약제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사진=고려대 안산병원] |
이번 시스템 구축의 핵심은 항암제 조제 과정의 자동화다. 항암제는 환자의 체중, 체표면적, 전신 상태, 치료 계획 등에 따라 투여 용량이 달라져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주사제를 정확한 용량으로 추출하고 혼합해야 하는 데다, 위해약물로 분류되는 만큼 조제 과정에서 약물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도 필요하다.
병원이 자동화 장비를 도입한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나는 항암 치료 수요가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의 항암제 조제 건수는 2022년 2만3613건에서 2024년 3만251건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약 13% 수준이다. 항암 치료 환자가 늘면서 조제 업무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일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새로 도입된 항암제 조제 로봇은 환자별 처방 정보를 기반으로 항암제를 정밀하게 조제한다. 반복적이고 고난도인 조제 절차를 자동화함으로써 약제 업무의 표준화를 높이고, 조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항암제 준비 시간이 줄어들어 치료 대기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항암 치료는 장기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약제 준비 과정의 효율성은 진료 만족도와 치료 연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병원은 이번 장비 도입이 지역 암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진 안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항암제는 소량만 노출돼도 의료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해약물이다. 로봇 조제를 통해 의료진이 항암제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을 낮추고, 보다 안전한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병원은 이 로봇에 ‘호의봇’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려대학교 의료원의 공식 캐릭터 ‘호의랑’에서 따온 명칭으로, 환자와 의료진을 안전하게 지킨다는 의미의 ‘호위’를 연상시킨다.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약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병원의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함께 운영되는 주사약 자동 불출 시스템 ADS는 환자별 처방에 따라 주사약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관리하는 장비다. 약사와 간호사가 수작업으로 확인하던 반복 업무를 줄이고, 환자별 약물 준비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투약 오류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주사약은 환자별 처방과 투여 일정에 따라 정확하게 관리돼야 하는 만큼, 자동 불출 시스템은 약물 관리의 안전성과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약제팀의 역할도 보다 전문적인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복적인 약품 불출 업무 부담이 줄어들면 약사는 처방 적정성 검토, 마약류 관리, 고위험 약물 관리 등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정밀성이 요구되는 항암제 조제 과정의 표준화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약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첨단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 의료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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