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공군 성추행 피해 여부사관 사망사건 엄정수사 지시..."지휘라인 문제도 살피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4 00: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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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내부회의,,,“피해 부사관 절망 생각해보라” 격노
"2차 가해·피해호소 묵살·조치 미흡 등 수사·조치해야"
군 검경·국방부 합동수사...사상 첫 수사심의위도 설치
공군, ‘성추행 신고 회유’ 의혹 상사·준위 보직 해임

문재인 대통령이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례 없이 강한 톤으로 '엄정 수사와 조치'를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이 사건과 관련해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가해자의 범행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이 지시하면서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히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들과의 내부회의에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절망을 생각해 보십시오”라고 말하며 목이 메이기도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이모 중사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심적 고통을 짚으며, 성추행 신고 후 취해진 군 당국의 미흡한 조치와 수사, 조직적 은폐와 회유 의혹 등에 격노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 계기이자 시스템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의 영정과 위패가 3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놓여 있다. [성남=연합뉴스]

앞서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이 중사는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 유족 측은 3일 이모 중사 생전에 다른 상관에 의한 성추행 피해가 최소 두 차례 더 있다며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뒤늦게나마 구속됐지만 앞으로 밝혀야할 것들이 많이 있다"며 "핵심적인 부분은 2차 가해자가 누가 있는지 밝히기 위해 일단은 저희가 3명을 추가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유족들이 추가로 고소한 3명 가운데 2명은 3월 이 중사가 차량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최초 보고를 받은 상사와 준위로 알려졌다. 직무유기 및 강요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공군은 유족 측이 고소장을 제출한 지 3시간여만인 3일 오후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 관련해 회유 의혹을 받는 상관 2명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가운데)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은폐의 중심에 있는 부사관들을 직무유기, 강요미수 등으로 추가 고소한다"며 "이 가운데 별 건의 강제추행 피해도 1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공군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관련, 공군은 해당 간부 2명을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2021년 6월 3일 15시 30분부로 보직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3명 중 다른 1명은 1년 전쯤 다른 회식 자리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또 다른 부사관이다이런 가운데 군검찰은 3일 이 사건과 관련해 성추행 가해자 장 모 중사 구속을 시작으로 전방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2일 저녁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압송되고 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장 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장 중사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있는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즉각 구속 수감됐다. [사진=국방부 제공]

특히, 공군 차원의 초동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국방부 조사본부와 감사관실까지 참여하는 사실상의 합동수사단을 꾸리는 한편 사상 처음으로 수사심의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이는 국방부 검찰단이 주도하는 수사로는 진실 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수사심의위원회는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인사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 10인 이내로 구성된다.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접견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이날 유족 측이 2차 가해 및 추가 성추행 피해와 관련한 고소장도 제출하면서 군 검찰은 관련자 신병확보를 비롯해 구속영장 청구,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군 검찰은 공군본부의 보고 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랑하는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국민청원에는 3일 자정 현재 33만명이 넘는 동의가 이뤄졌다. 그만큼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는 부모의 청원에는 3일 자정 현재 33만명이 넘게 참여해 국민적 공분을 방증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 국민청원에서 부모는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타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공군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도 간청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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