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근로자 자살 위험 최대 4배 증가시켜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8 09:16:28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근로자들의 자살 위험이 높아지고, 특히 우울증이 없는 근로자에게서도 직장 내 괴롭힘과 자살이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의 기업 중심 장시간 근로 문화 속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높은 근로자 자살률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다.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도입됐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실정이다.  

 

▲ 직장 내 괴롭힘, 근로자 자살 위험 최대 4배 증가시켜 [사진=연합]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이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국내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존 연구들은 특정 직업군 내 집중되어 있어, 전 직종을 대상으로 자살 경향성을 대규모로 진행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조성준, 김은수 교수 연구팀은 2020~2022년 사이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를 통해 검진을 실시한 19~65세 한국 직장인 12,541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자살 생각 및 시도에 미치는 연관성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괴롭힘 여부는 자가보고 설문지를 통해 ▲괴롭힘 없음 ▲가끔 괴롭힘 경험(월 1회 이하) ▲빈번한 괴롭힘 경험(주 1회 이상 혹은 매일)로 분류하여 평가했으며, 자살률은 한국국민건강영양조사 자사보고 설문지를 이용해 조사했다.

그 결과, ▲괴롭힘 없음 군과 비교하여 ▲가끔 괴롭힘 경험 군에서는 자살 사고가 1.47배, 자살 시도가 2.27배 높아졌으며, ▲빈번한 괴롭힘 경험 군에서는 자살 사고가 1.81배, 자살 시도가 4.4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충동은 우울증 유무와 상관없이 유의미하게 나타나, 직장 내 괴롭힘 자체만으로도 자살 위험에 큰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직종을 불문하고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울증이 없는 근로자에게도 자살 경향성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자살 경향성이 개인 정신건강 차원의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뜻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할 수 있는 기업 및 국가적 차원의 시스템 마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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