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넘게 '짜고 친' 윤활유 업체들…공정위, 2조원대 시장 담합 정조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4 14:45:22
산업용 윤활유 10개사 담합 혐의 심사보고서 발송
과징금·임직원 고발 검토…수천억원대 제재 가능성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2조원 규모의 산업용 윤활유 시장에서 장기간 가격 담합을 벌인 혐의를 받는 업체들에 대해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는 물론 관련 임직원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어 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산업용 윤활유 제조·판매업체 10곳에 담합 혐의를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하고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
 

▲ 공정위가 윤활유 업체 10곳에 대해 심의절차를 개시했다. 

심사보고서를 받은 업체는 광우, 극동유화, 디에이치케미칼, 범우켐, 범우케미칼, 범우화인켐, 범우화학, 에스에이치엘, 한국하우톤, 한유에스케이이티에스 등이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2018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약 6년 9개월 동안 산업용 윤활유 가격을 사전에 조율하고 주요 거래처 입찰 과정에서 낙찰 예정 업체를 정하는 방식으로 시장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담합이 이뤄진 품목은 금속 절삭·연마 공정에 사용되는 금속가공유와 산업 설비 및 기계 운용에 필수적인 산업용 윤활유다. 해당 제품들은 제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공정위는 담합 영향을 받은 매출 규모가 약 2조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공정거래법상 중대한 카르텔 행위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관련 임직원 고발 의견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이 최종 인정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 범위 내에서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위반 행위가 확정될 경우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심인 업체들은 심사보고서 송부 이후 약 8주 이내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판단을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공정위가 대형 카르텔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 역시 중징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윤활유는 제조업 전반의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필수 소재인 만큼 담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시장 신뢰 훼손에 따른 후폭풍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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