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손해율 악화까지...주요 손보사 1분기 실적 '주춤'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6 08: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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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손보사 순익 2조 턱걸이...전년 대비 20% 감소
산불·폭설 등 기후재해로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
미래손해 계산 기준 달라..."손해율 가정 제도개선 필요"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지난해 대비 줄줄이 하락했다. 산불·폭설 등 기후위기에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다.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예상되는 보험금 지출을 낮게 계산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며 손해율 가정에 대한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올해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지난해 대비 줄줄이 하락했다. 산불·폭설 등 기후위기에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다. [사진= 연합뉴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5개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의 올 1분기 순이익은 2조35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5434억원)보다 20% 감소했다.

 

보험 손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독감 재유행, 대형 산불, 폭설로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올랐다”며 “투자로 인한 손익이 있었지만 보험 실적 감소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60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보험 손익은 대형 재해에 따른 보험금 예실차 축소로 6% 감소한 4194억원에 머물렀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299억원으로 70.9% 급감했다.

 

메리츠화재는 순이익이 4625억원으로 전년 동기(4909억원)보다 5.79% 줄었다. 보험 손익은 3598억원으로 21.4% 감소한 데 비해 투자 손익은 2621억원으로 29.3% 증가했다.

 

DB손보도 지난해 대비 23.4% 감소한 4470억원의 순이익을 보였다.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과 일회성 비용 확대 영향으로 보험 손익은 28.5%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20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57.4%나 줄었다.

 

KB손보는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3135억원으로 8.2% 증가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어제 메리츠화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보험사 회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전체적인 보험사 회계적 정합성은 아직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장기손해율 가정을 통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2023년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와 관련있다. 실제 IFRS17 도입 후 보험업계에선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의 현재가치를 계산한 보험계약마진(CSM)을 두고 논란이 인다.

 

보험사는 향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우선 부채로 인식한 후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를 이익으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손해율 등을 회사별로 가정할 수 있다 보니 회사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실적을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이익을 부풀리면 장기상품 수익성이 높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하고 가격할인을 통해 매출을 증대해야겠다는 유혹이 생겨 출혈경쟁이 초래된다”며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선 손해율 가정에 대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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