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 조짐에도 커버드콜에 뭉칫돈…‘월분배’보다 총수익률 따져야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4 17:14:57
7월 출시 신상품에 개인 4652억 원…커버드콜 시장 24조 원대
상승 제한 줄인 타겟·액티브형…옵션 비중 조절해 상승 참여 확대
분배금 많아도 가격 하락 땐 손실…기초자산·옵션 전략 살펴야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투자하면서 향후 일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다른 투자자에게 팔고 그 대가를 받는 상품이다. 이렇게 얻은 수익 등을 활용해 투자자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분배금 형태로 지급한다. 이 권리를 많이 팔수록 투자자에게 나눠줄 재원을 더 확보할 수 있지만 주가가 크게 오를 때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워진다. 최근에는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해 이런 한계를 줄이고 정기적인 현금 흐름과 주가 상승 참여를 동시에 노리는 타겟·액티브형 상품이 등장하면서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매달 받는 분배금이 많더라도 ETF 가격이 하락하거나 증시 상승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 전체 투자 성과는 낮아질 수 있는 만큼 분배금과 가격 변화를 함께 반영한 총수익률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은 연초 이후 총수익률 77.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총수익률은 65.9%였다. 단순 비교하면 커버드콜 상품이 일반 지수형 ETF 상승분의 약 85%를 따라간 셈이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4년 새 200배 커진 커버드콜 ETF…순자산 24조 원대


최근 국내 증시는 상승 일변도와는 거리가 있다. 코스피는 9000선을 넘어선 이후 급락해 6000선까지 밀렸다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2% 오른 6977.94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장중에는 7010.86까지 올라 70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증시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커버드콜을 찾는 개인투자자는 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는 지난달 14일 상장한 뒤 약 한 달 만에 순자산 5364억 원을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액은 4652억 원으로 최근 1개월 기준 커버드콜 ETF 가운데 1위다. 레버리지 상품을 포함한 전체 ETF에서도 3위에 해당한다.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도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지난 5월 말 기준 순자산은 24조 5490억 원으로 2022년 말 1223억 원에서 약 200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장 상품 수도 6개에서 50개로 늘었다.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데다 자산운용사들이 다양한 기초자산과 옵션 전략을 적용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됐다.

◊ 횡보장 상품이라더니…반등장에도 돈 몰리는 이유


커버드콜의 핵심은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얻는 대신 주가 상승 가능성 일부를 포기하는 데 있다. 주식 등을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팔면 그 대가로 옵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ETF는 이 수익과 기초자산에서 발생한 배당 등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분배금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문제는 주가가 크게 오를 때다. 미리 콜옵션을 팔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상승분을 온전히 가져가기 어렵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옵션을 팔아 받은 프리미엄이 손실을 일부 완충하지만 원금 손실 자체를 막아주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커버드콜은 급등장보다 주가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는 횡보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략으로 평가돼왔다.

최근에는 이 같은 한계를 줄인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타겟형과 액티브형이다. 기초자산 전체에 대해 일정한 비율로 콜옵션을 파는 대신 옵션 매도 비중을 낮추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옵션을 팔아 분배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 때 상승분을 가져갈 여지를 남기는 방식이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과 지난달 상장한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는 옵션 매도 비중을 고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과 변동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분배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증시 상승 시 기초자산의 상승 참여율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올해 성과에서도 이런 특징이 나타난다. 삼성자산운용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KODEX 200의 연초 이후 총수익률이 77.9%를 기록하는 동안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65.9%를 기록했다. 일반 지수형 ETF보다는 낮았지만 격차는 12%포인트였다.

다만 분배금과 상승 참여율 사이의 상충관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콜옵션을 많이 팔면 옵션 프리미엄을 더 확보해 분배 재원을 늘릴 수 있지만 강한 상승장에서 기초자산을 따라갈 여지는 줄어든다. 반대로 옵션 매도 비중을 낮추면 상승 참여 여지는 커지지만 확보할 수 있는 프리미엄은 감소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같은 관계를 일정한 수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 변동성 수준과 옵션 프리미엄, 행사가격 등 당시 시장 상황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 ‘얼마나 주나’에서 ‘얼마나 따라가나’로


커버드콜 ETF 시장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사 간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투자자가 매달 받는 분배금과 높은 목표 분배율이 상품을 알리는 핵심 지표였다면 최근에는 현금 흐름을 확보하면서 기초자산 상승을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가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커버드콜 상품도 올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연초 이후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수익률은 70.06%,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69.77%로 커버드콜 ETF 가운데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초기에는 높은 분배율 숫자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주요 요인이었지만 투자자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분배율만으로는 상품의 진정한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자산이 꾸준히 우상향해야 분배금도 지속될 수 있고 상승 참여율이 높을수록 원금 성장과 현금흐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며 향후 시장이 총수익률과 기초자산 상승 참여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성숙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투자자의 개별 성향과 장세 변화에 따라 반응이 달라 정량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단순 고분배율 상품을 넘어 지수 상승을 함께 따라가는 타겟형·액티브형 커버드콜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처럼 지수가 단기간에 반등하는 국면에서는 상승 참여 정도가 실제 투자 성과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같은 커버드콜 ETF라도 기초자산뿐 아니라 콜옵션을 얼마나 팔았는지, 어떤 가격과 만기의 옵션을 활용하는지 등에 따라 시장 반등을 따라가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분배금 많이 받아도 손실 가능…봐야 할 건 ‘총수익률’


커버드콜 시장이 커질수록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매달 받는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투자 성과까지 좋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커버드콜 ETF가 지급하는 분배금은 은행 예금 이자처럼 원금과 별도로 확정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아니다. 옵션을 팔아 받은 프리미엄과 기초자산에서 발생한 배당 등이 주요 재원이다. 분배금을 많이 받더라도 ETF 가격이 그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 실제 투자 성과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분배금을 받더라도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총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총수익률을 통해 현재 상품이 투자 대비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커버드콜의 구조적 한계도 여전하다. 하락장에서는 옵션 프리미엄이 손실을 일부 완충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원금 손실을 막지는 못한다. 반대로 강한 상승장에서는 콜옵션 매도로 수익 상단이 일정 부분 제한된다.

결국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매달 받는 분배금뿐만이 아니다. 분배금과 ETF 가격 변화를 모두 반영한 총수익률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일반 지수형 ETF와 커버드콜 ETF의 총수익률을 비교하면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얻는 대신 주가 상승분을 어느 정도 포기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투자 목적에 따라서도 판단은 달라진다. 매월 일정한 현금 흐름이 필요한 은퇴 투자자나 분배금을 재투자하려는 투자자, 증시가 일방적으로 급등하기보다 변동성을 동반해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커버드콜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게 운용업계의 설명이다.

반대로 장기간 기초자산의 상승을 최대한 따라가는 것이 투자 목적이라면 일반 지수형 ETF와의 총수익률 격차를 따져봐야 한다. 옵션을 팔아 정기적인 수익을 얻는 대신 주가 상승 가능성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 커버드콜의 기본 구조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무엇보다 높은 분배율에 앞서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배율이 아무리 높아도 기초자산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분배금은 결국 원금을 나눠주는 구조가 된다”며 “분배율은 결과이고 기초자산의 질이 전제”라고 말했다.

이어 “커버드콜 ETF를 선택할 때는 분배율 숫자보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4조 원대로 성장한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은 증시가 하락세에서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 투자자에게 매달 얼마를 지급하는지를 앞세우던 경쟁에서 벗어나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면서 시장 반등을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가 상품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자 역시 ‘매달 얼마를 받느냐’뿐 아니라 받은 돈과 ETF 가격 변화를 합쳐 최종적으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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