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별 수익성 경쟁 본격화…보험주 투자도 옥석 가리기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이번 실적에서 투자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무엇일까." 보험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업계는 단순한 순이익보다 보험계약마진(CSM)과 지급여력(K-ICS)을 함께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신한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보유 CSM은 7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한화생명도 "순이익이 가장 중요한 실적 지표인 것은 맞지만 IFRS17 도입 이후 CSM도 순이익에 준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면서 이번 실적 시즌의 관전 포인트도 순이익에서 CSM과 K-ICS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 시즌은 새 계리가정(앞으로 보험금과 수익이 얼마나 발생할지를 계산하기 위해 세우는 '예측 기준')이 처음 반영되는 분기인 만큼 보험사별 CSM 변동과 자본관리 능력의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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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FRS17 시행 후 회계제도 안정화 단계
증권가가 올해 2분기 실적에 주목하는 이유는 IFRS17이 시행된 이후 회계제도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제도 변경 효과가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면, 올해부터는 보험사의 본원적인 영업 경쟁력과 자산운용 성과가 실적에 더욱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분기부터 일부 새 계리가정이 적용되면서 보험사마다 CSM과 보험손익 변동폭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CSM이 왜 순이익만큼 중요해졌나
CSM은 보험사가 현재 보유한 보험계약으로 앞으로 벌어들일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과거에는 보험사의 실적을 순이익 중심으로 평가했지만 IFRS17 도입 이후에는 미래 수익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기업가치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한화생명은 "CSM은 미래 이익에 대한 추정치이고 순이익은 이미 실현된 이익"이라며 "순이익은 주가에 즉각 반영되지만 CSM은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CSM의 규모보다 '질'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단순히 CSM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통해 신계약 CSM이 꾸준히 증가하는지, 계약 유지율이 안정적인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 보험사들이 요즘 가장 많이 파는 상품은?
최근 보험사들의 영업 전략은 건강보험과 간병보험 등 보장성보험으로 집중되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보다 수익성이 높고 CSM 확대에도 유리하다.
실제로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건강보험과 간병보험 판매를 확대하며 CSM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경쟁은 이제 얼마나 많이 판매했느냐보다 얼마나 수익성이 높은 계약을 확보했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 K-ICS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
이번 실적에서 함께 확인해야 할 또 다른 지표는 K-ICS다. K-ICS는 예상치 못한 보험금 지급 상황에서도 보험사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의미한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는 의미이며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핵심 감독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K-ICS를 관리하고 있다.
보험사 실적은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신규 투자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
반면 보험부채 평가에도 영향을 미쳐 CSM과 K-ICS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결국 금리는 투자손익과 자본건전성을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업권별 전망도 다소 엇갈린다. 생명보험사는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손익 개선과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경쟁,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가 실적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는 생보사는 투자이익 개선 효과가, 손보사는 손해율 관리 능력이 실적 차별화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별 관전 포인트도 다르다. 보험사마다 하반기 전략도 차별화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자산운용 경쟁력과 자본관리,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확대와 CSM 성장, 신한라이프는 질적 CSM 관리와 인공지능 전환(AX), 교보생명은 건강보험 중심의 신계약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하반기 핵심 전략으로 ▲고객 신뢰 기반의 차별화된 가치 제공, ▲보험영업과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 ▲AX 중심의 전사 혁신 ▲사회적 책임 확대를 제시했다.
또한 장기적인 자본 여력 확보와 CSM 포트폴리오 구축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신한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신계약 CSM은 71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억 원 증가했고, 보유 CSM은 7조 9000억 원으로 8.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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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주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하나
보험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실적에서 ▲CSM 증가율, ▲K-ICS 비율, ▲신계약 CSM, ▲보장성보험 판매, ▲주주환원 정책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CSM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K-ICS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보험사는 장기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보험업종의 최대 변수는 금리와 금융당국 정책, 손해율이다. 시장금리는 투자손익뿐 아니라 보험부채 평가와 K-ICS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추진하는 자본규제 개선 방향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관리와 주주환원 정책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도 손해보험사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하반기부터 보험사 간 경쟁이 외형 확대보다 질적 성장 중심으로 더욱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확대와 CSM의 질적 개선, 자본관리 역량이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기업가치는 이제 얼마나 벌었느냐보다 앞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번 실적 시즌은 보험사들의 장기 경쟁력을 확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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