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 재계 상반기 ‘연봉킹’ 두산 박정원 1위…2~10위는 누구, 보수 줄어든 총수는?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9 11:35:26
박 회장 455.8억 압도적 1위…RSU 375.9억, 3년 새 주가 13배 '잭팟'
김승연 회장 보수 반납에 감소…정용진 회장 '탱크데이' 논란에도 상여금 9.1%↑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올해 상반기 재계 ‘연봉킹’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다만 순위를 가른 것은 월급보다 주가와 성과급이었다. 

 

과거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지급 시점을 맞으면서 박 회장을 비롯해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장기 주식보상을 도입한 오너 경영인의 보수가 크게 뛰었다. 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책임경영 차원의 급여 반납으로 보수가 줄었다.

 

▲[사진=챗GPT4]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재계 총수들의 보수는 단순한 기본급보다 주가 상승에 연동된 RSU와 장기성과보상, 실적에 따른 상여금, 책임경영 차원의 보수 반납 여부가 순위를 좌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2026년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오너·회장급 경영인의 공개 보수를 합산한 결과 ▲1위 박정원 두산 회장 455억8000만원 2위 구자은 LS 회장 133억300만원 3위 김승연 한화 회장 115억8000만원 4위 신동빈 롯데 회장 112억2700만원 5위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105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6위 이재현 CJ 회장 93억400만원 7위 조원태 한진 회장 90억5300만원 8위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72억7000만원 9위 조현준 효성 회장 66억2500만원 10위 구광모 LG 회장 48억3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 박정원 회장, '주가 13배'에 RSU 376억 잭팟…상반기 보수 180% 급증

 

박 회장의 보수는 2025년 상반기 163억1000만원에서 179.5% 급증했다. 급여는 18억2000만원, 단기성과급은 61억7000만원에 그쳤지만 RSU가 무려 375억9000만원에 달했다. 

 

2023년 부여받은 두산 주식 3만2266주의 기준 주가가 당시 8만8016원에서 올해 2월 지급 시점 116만4000원으로 13.2배 뛰었기 때문이다. 전체 보수의 82%가 RSU에서 나왔다. 두산 측 설명대로 급여 자체가 폭증했다기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장기성과보상 잭팟’에 가깝다.

 

2위 구자은 회장도 박 회장과 비슷했다. 지난해 53억1900만원에서 올해 133억300만원으로 150.1% 껑충 올랐다. 급여 14억9600만원, 상여 44억4700만원에 2023년 받은 RSU를 기초로 한 주식가치연계현금 73억5900만원이 더해졌다. 

 

LS가()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도 상여가 지난해 26억9800만원에서 57억7400만원으로 커지면서 총보수가 41억3700만원에서 72억7000만원으로 75.7% 뛰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57억6300만원에서 105억8900만원으로 83.7% 증가했다. 상여만 91억4400만원이다. 

 

LS일렉트릭은 세전이익 3965억원, 영업이익 3622억원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성과급 산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지난해 98억8000만원에서 112억2700만원으로 13.6% 늘었는데 롯데쇼핑 보수가 16억6100만원에서 33억3000만원으로 두 배 뛰었다. 

 

롯데쇼핑에서 급여가 20억7000만원, 상여가 12억60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지난해 비상경영 국면에서 줄었던 보수가 다시 올라온 것이다. 반면 석유화학 업황 부진 영향이 이어진 롯데케미칼 보수는 전년보다 11.3% 감소했다.

 

이재현 회장은 92억900만원에서 93억400만원으로 1% 증가해 사실상 제자리 걸음했다. 

 

CJ에서 73억45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19억5900만원을 받았다. CJ 측은 과거 3년간 그룹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뿐 아니라 미래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최고경영진이 맡은 역할 등을 장기 인센티브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김승연 회장, '책임경영'에 보수 6.8%↓

 

반면 김승연 회장은 상위 10명 가운데 감소세가 가장 뚜렷하다. 지난해 124억2000만원에서 115억8000만원으로 6.8% 감소했다. 한화솔루션에서 받은 보수가 25억2000만원에서 16억8000만원으로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이 지난 3월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김 회장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5월부터 이 회사 급여를 받지 않기로 했다. 지주사인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에서는 각각 25억2000만원, 한화비전에서는 23억4000만원을 받았다.

 

조원태 회장은 공개액 기준 지난해 92억2400만원에서 올해 90억5300만원으로 1.9%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단순 감소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에는 진에어 보수 10억7200만원이 공개됐지만 올해는 5억원 미만으로 개인별 공시에서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두 회사만 놓고 보면 81억5200만원에서 90억5300만원으로 오히려 11% 증가했다. 

 

대한항공 보수가 주가 연계 중장기 성과보상으로 40.8% 증가한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완료에 따른 일회성 특별성과급이 사라지면서 15.2% 줄었다.

 

조현준 회장도 34억6300만원에서 66억2500만원으로 91.3% 증가했다. 지주사인 ㈜효성에서 35억원, 효성중공업에서 20억원, 효성티앤씨에서 11억2500만원을 받았다.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효성중공업의 실적 호조와 계열사 경영 참여 확대가 보수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구광모 회장은 47억1400만원에서 48억3000만원으로 2.5% 증가했다. LG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실적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사업구조 고도화 및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여를 상여 산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 정용진 회장, '탱크데이' 논란에도 보수 9.1%↑…기본급 줄고 상여 28% 늘어

 

상위 10위 밖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보수 증가가 눈에 띈다. 정 회장은 지난해 20억2100만원에서 올해 22억500만원으로 9.1%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본급은 12억4000만원에서 12억500만원으로 오히려 줄었지만 상여가 7억81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28%가량 늘었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4조385억원, 영업이익 1353억원과 사업 혁신, 기업문화 개선,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기여 등을 상여 산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그룹 실적과 경영 성과, 책임경영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는 별개의 보상 체계가 작동한 결과로 업계는 해석한다. 

 

정 회장은 당시 직접 두 차례 사과하고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에 대한 인사 조치에 나섰다. 다만 올해 상반기 상여는 직전 사업연도 실적과 정해진 경영성과 평가가 주요 산정 근거인 만큼, 5월 발생한 논란이 곧바로 상반기 보수 삭감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었던 것으로 업계는 판단한다.

 

결국 올해 재계 보수 순위의 키워드는 월급보다 주가·RSU·성과급·지급 시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박정원·구자은 회장처럼 수년 전 받은 주식보상이 주가 상승과 맞물린 경우 순위가 단숨에 뛰었고 김승연 회장처럼 책임경영 차원의 급여 반납이나 일회성 성과급 소멸은 반대로 보수를 끌어내렸다”면서 “이는 단순히 누가 얼마를 받았느냐보다 그 보수가 실제 경영성과와 주주가치 상승에 얼마나 연동돼 있느냐가 총수 보수 기준의 새로운 잣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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