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상용화'·LG '초대형 모델'·업스테이지 '실사용' 승부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한국을 대표할 ‘소버린 AI(독립형 인공지능)’ 개발 경쟁이 SK텔레콤과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후발주자인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글로벌 성능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변 가능성을 키웠지만, 정부의 2차 종합평가에서는 기존 선두권 3개사가 나란히 다음 단계로 향하는 티켓을 거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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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AI파운데이션모델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독파모 2차 단계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를 3차 단계 진출팀으로 선정했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종합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이번 평가는 벤치마크 평가 40점, 전문가 평가 35점, 사용자 평가 25점 등 총 100점으로 진행됐다.
벤치마크 평가에서 4개 팀 평균은 22.5점으로 1위와 4위 간 격차는 4점에 불과했다. 전문가 평가에서도 평균 28.8점, 1·4위 간 격차는 2.4점에 그쳤다. 사용자 평가에서는 평균 17.6점으로 1·4위 간 5점의 차이가 났다.
◆ 모티프 변수에도 '3강' 체제 굳건히
이번 평가를 앞두고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던 곳은 모티프테크놀로지스였다. 모티프의 ‘모티프3’는 글로벌 AI 모델 평가 전문 플랫폼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서 47점을 기록하며 전 세계 기업별 AI 모델 가운데 10위에 올랐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개발된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성능이다.
이에 기존 독파모 경쟁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벤치마크뿐 아니라 전문가·사용자 평가 등을 종합한 결과 SK텔레콤과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가 생존하면서 기존 3강 구도가 이어지게 됐다.
탈락 여부와 별개로 이번 경쟁을 통해 한국 AI 모델의 전반적인 기술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2차 평가에 참여한 4개 모델 모두 AAII에서 31점 이상을 기록하며 유럽과 캐나다 등 주요 국가 모델을 앞섰다. 특히 40점을 넘어선 최상위 점수 구간에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국 모델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국가별 프런티어 AI 모델 성능 비교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올랐다. 4개 정예팀이 개발한 모델은 모두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 에포크 AI가 선정한 ‘2026년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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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X K2와 동급 모델 벤치마크 비교 그래프. [사진=SKT] |
◆ SKT, '상용화'…2250만 회선 앞세워 전 국민 AI로 도약
SK텔레콤은 자체 AI 모델 ‘A.X K2’를 실제 산업과 국민 생활에 연결하는 상용화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A.X K2는 6880억개 매개변수 규모로 개발됐으며 2026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문제 평가에서 금메달 기준 점수를 기록했다. 미국수학경시대회(AIME) 기반 벤치마크에서는 97.1%의 정확도로 글로벌 공동 최고점을 기록했다.
독파모 2차 평가에서도 SK텔레콤은 대규모 상용 서비스 탑재와 국방·제조·법무·세무 등 산업 특화 에이전트 적용 실증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은 독파모 3차 진출과 맞물려 A.X K2의 대국민 확산에도 속도를 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모두의AI’ 사업 공모에 참여해 AI 서비스와 모델, 인프라를 아우르는 ‘풀스택(Full-Stack) AI’ 역량을 총결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월간 사용자 1000만명 규모의 AI 서비스 ‘에이닷(A.)’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담하는 ‘SK하이퍼’를 설립했다. 여기에 약 2250만개 이동통신 회선과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A.X K2를 기반으로 대화와 검색·요약, 문서·이미지 분석, 일정 관리 등을 지원하는 AI 챗봇을 시작으로 공공 서비스 탐색·신청, 증명서 발급은 물론 의료·교통·금융·교육 분야의 예약·신청·결제까지 수행하는 생활 밀착형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한카드·하나카드, 티맵모빌리티 등 모두의AI 컨소시엄과 함께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이용자의 요청을 실제로 실행하는 AI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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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AI연구원이 개발한 'K-엑사원 2.0'. [사진=LG AI연구원] |
◆LG, '7500억 파라미터' 승부…"빅테크와 같은 체급서 경쟁"
LG AI연구원은 ‘K-엑사원(K-EXAONE)’을 글로벌 프런티어급 전문가 AI 모델로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K-엑사원 2.0은 국내 최대인 7500억개 파라미터 규모로 구축됐다. LG AI연구원은 이전 모델보다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고 초대형 모델의 학습과 추론 전반에 걸친 기술적 도전을 진행했다.
그 결과 K-엑사원은 AI 모델의 환각 최소화 지표에서 글로벌 9위에 올랐다. 독파모 평가에서는 글로벌 국제기구와의 협업 전략과 에이전틱 AI 차별성, 모델 위험 요인 관리 등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LG AI연구원은 이번 2차 단계가 초대형 모델을 안정적으로 학습·운영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실제 사용자가 체감하는 응답 품질과 활용 성능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글로벌 프런티어급 모델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모델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전략적 선택이었다"며 "소형 모델만으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동일한 스케일 체급에서 동등 이상의 성능을 구현해 내는 것을 목표로 도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수 대비 성과 상승폭이 다소 완만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이는 LG가 지향하는 프런티어급 AI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기술적 검증 과정"이라며 "이번 단계에서 축적한 기술적 자산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종 목표 성능을 성공적으로 달성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LG AI연구원은 약 한 달 뒤 토크 콘서트를 열고 K-엑사원의 향후 기술 개발 방향과 프런티어 AI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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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 2' 이미지. [사진=업스테이지] |
◆ 업스테이지, '실사용' 방점…다음서 국민 체감 AI 개발
업스테이지는 실제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AI 모델 구축과 글로벌 확산을 승부수로 내걸었다.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2’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문맥 창을 최대 100만(1M) 토큰까지 확보했다. 초장문 문서와 복잡한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끌어올리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장문 처리 역량을 확보했다.
독파모 2차 평가에서는 포털 다음 서비스 환경에서의 실증과 퓨리오사AI의 신경망처리장치(NPU) 협업 등 국산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결합한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업스테이지는 최종 실증 단계에서 포털 다음과 컨소시엄 참여사 등을 활용해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사용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동시에 지원 언어를 아시아권으로 확대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
업스테이지 측은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아낌없는 지원과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전 국민 모두가 AI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태계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한국 AI가 글로벌 무대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역사적인 시간을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최종 실증 단계로 넘어가는 만큼 포털 다음과 컨소시엄 참여사 등을 통해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사용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한편, 아시아권으로 지원 언어를 확대해 글로벌 확산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독파모 프로젝트 3차 평가를 거쳐 이들 중 최종 2개 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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