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삼성그룹 급식 '독점' 심화 논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0 10: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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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 내부거래로 연간 매출액 9000 억원 넘어서
내부거래 3년새 10%P 감소, 해외 매출 30%로 확대 청사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단체 급식 사업을 하는 삼성웰스토리가 헝가리에 진출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을 가동하면서 이에 대한 단체 급식 수요를 맞추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삼성월스토리의 계열사 물량 독식 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헝가리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달부터 삼성SDI 헝가리 공장의 급식 사업장 운영을 시작했다. 

 

▲ 삼성웰스토리 물류센터. [사진=삼성웰스토리]

 

삼성SDI 헝가리 공장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약 30㎞ 떨어진 괴드시에 위치했다. 삼성SDI의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며, 공장 인력은 6000명대로 알려졌다. 그동안 헝가리 삼성SDI 사업장의 단체급식은 헝가리 급식업체가 담당해 왔었다. 삼성웰스토리는 현지업체를 누르고 그룹 계열사인 삼성SDI의 단체급식을 도맡게 된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웰스토리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계열사 급식 물량의 독점 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특히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23년 기준 삼성그룹 특수관계자 매출이 90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된다. 해당 기간 특수관계자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매출이 4962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844억원, 삼성중공업 504억원, 삼성물산 434억원, 삼성SDI 367억원 순으로 파악된다.

해당 기간 삼성웰스토리의 특수관계자 매출은 9123억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 2조8636억원의 31.8% 수준이다. 재무제표에 나오지는 않지만,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관계사와 협력사까지 포함한다면 삼성그룹으로부터 파생된 삼성웰스토리 매출은 절반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의 해외 진출도 이러한 구조에서 비롯된다. 지난 2012년 중국, 2014년 베트남에 각각 진출했다. 대부분 삼성그룹 계열사와 관계사의 해외 공장 급식 물량을 맡는 등 계열사 해외 진출에 따라 사업을 확장해 가는 방식이다.

정해린 삼성웰스토리 사장은 2023년 12월 창립 1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을 12%에서 오는 2033년까지 30%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식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헝가리 진출을 비춰봤을 때 삼성그룹의 해외 사업장 확대에 따라 해외 급식 물량을 늘려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웰스토리의 최대 매출처인 삼성전자는 2026년 미국 테일러 공장의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운영 중인 오스틴 공장 인근에도 신규 공장 준공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 역시 폴란드에 신규 공장을 검토 중이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베트남 박닌성에 신규 공장 투자를 결정지었다.

 

하지만 삼성웰스토리의 해외 수익성은 아직 미미한 상태다. 2023년 해외 매출은 3144억원으로 파악되지만, 순이익은 49억원에 불과하다. 해외 매출 대비 순이익 비중은 1.5%, 전체 순이익 1032억원 대비로는 4.7%다.


한편,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부터 계열사 급식 물량 확대에 분주하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기와 삼성SDS를, 하반기에는 삼성디스플레이 구내식당을 각각 수주했다. 지난해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특수관계자 매출이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이 공개한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웰스토리의 영업이익은 1248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재무제표에 나오지는 않지만,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관계사와 협력사까지 포함한다면 삼성그룹으로부터 파생된 삼성웰스토리 매출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측은 내부거래 비율이 2020년 41.4%에서 2023년 31.8%로 약 10%P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이는 식자재유통 고객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360솔루션' 제공, 트렌디한 식음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 콜라보' 등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통해 외부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해왔기 때문"이라며"고객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 솔루션', 미래형 급식운영 모델을 제시하는 '로봇 자동화' 등을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웰스토리의 행보를 보면 정해린 사장이 주창한 글로벌 식음 리더는 결국 특수관계자 해외 급식 물량을 한 곳도 빠짐없이 다 차지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며 "연간 3000억원대의 이익을 내는 미국 아라마크의 경우, 대부분의 급식 물량을 이해관계 없이 자체 경쟁력으로 수주하고 있어 삼성웰스토리와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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