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행, '실리외교' 첫걸음 성공? 미 트럼프와 할 말 했다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4-09 13: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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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동맹·중국 협력 의사에도 "훌륭한"
'탄핵' 정치권 발목잡나? 중도층 표심 '최대 변수'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전례 없는 국정 혼란 속에서, 한덕수 대통령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경제 살리기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는 미국과의 첨예한 관세 협상을 비롯해 고조되는 북핵 위협, 조선 산업 협력, 심각한 세수 펑크 현상, 국내 산업 체질 개선 등 경제·안보·산업 전반에 걸친 복합적인 위기에 짓눌리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한덕수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미국과 중국 등 어느 한쪽도 버리지 않는 실리 외교를 견지하는 강단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한 대행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상호관세 부과와 조선산업 협력,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알래스카 공동 투자, 북핵 등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간 직접 소통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트럼프, 통화후 해싯 위원장에 “한국 등 동맹 우선” 지시

한 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격랑의 시기를 헤쳐나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에게 “무역 합의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을 우선시하라”고 지시한 점, 그리고 한 권한대행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 “맞서지 않고 협상할 것”이라고 밝힌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양국 간 건설적인 대화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한 대행은 ‘한국이 중국 및 일본과 협력해 미국의 관세에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 식의 대응으로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미국의 직접적인 압박에 맞서기보다는 유연한 협상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서도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흔들리지 않았던 한 대행의 강단 있는 면모와 맞물려,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 속에서 실리 외교를 추구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는 후문이다. 

◆ 트럼프, 한 권한대행에 “훌륭한”, 레이건 향수 부른 ‘우호적 시그널’ 해석

트럼프 대통령이 한 대행과의 대화에 대해 이례적으로 ‘훌륭한(wonderful)’이라는 극찬을 쏟아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법을 분석해 볼 때, ‘훌륭한’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의례적인 칭찬을 넘어선 특별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자신이 존경하거나 호감을 느끼는 인물들에게 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영국 국왕인 찰스3세, 특히 앙숙이었던 부시 가문과 화해를 할 때 자주 사용했던 수식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표현은 한 대행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이나 긍정적인 평가를 넘어선 일종의 ‘우호적 시그널’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 한덕수 ‘탄핵 위협’ 속, 정인교 본부장 미국행…경제 외교 ‘총력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 속에서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미국의 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이에 한 대행은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미국의 이해를 구하고, 상호 호혜적인 관세 수준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13~1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행정부 주요인사를 면담한다. 정 본부장의 이번 방미는 지난달 말 한미 장관급 협의 개시에 따른 후속협의 성격으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고위관계자 면담을 통해 대미 통상현안 관련 우리 입장을 전달하고 한미 공급망 협력 강화 등 경제·통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의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상호관세 등 미국 제반 관세조치에 대해 협의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당부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신뢰에 기반한 한미 협력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이를 통해 양국 간 상호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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