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돈벌이 급급해 가습기살균제 참사 난 몰라?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1-15 14: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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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전적 책임 및 배상 'SK케미칼'에 있단 계약 체결
시민단체 "SK케미칼 독박을 쓴 꼴, 징벌적 손해배상 필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애경산업이 가습기살균제 2심 유죄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보상안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으로 일관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경산업은 SK케미칼과 제조물책임(PL)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향후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하더라도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떠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경산업이 피해보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피해자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책임 회피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은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 형을 선고했다. 지난 2018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것이다.  

 

▲ AK CDC [사진=애경산업]


그러나 이번 판결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가져다줄지는 미지수다. 회사 측은 이번 판결이 사실상 개인에게 선고된 것이기에 법인에게 법적 책임은 없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1994년부터 2011년까지 CMIT/MIT를 원료 물질로 하는 ‘가습기메이트’를 적어도 218만 개 이상을 만들어 팔았고,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2006년부터 애경 제품을 '이플러스/이마트 가습기살균제'라는 PB상품으로 적어도 35만 개 이상 팔았다.

그 결과 1825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7859명에 이르는 피해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양사는 이번 2심 이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SK케미칼은 "법적 절차와는 별개로 피해자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애경산업 측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보상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내놓았다. 

시민단체와 법조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이 향후 손배 소송 등에서 패하더라도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떠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애경산업은 지난 2001년부터 2022년 사이 SK케미칼과 물품 공급계약 및 제조물책임(PL) 계약을 체결하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제3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손해를 준 사고가 발생할 경우 SK케미칼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잘 드러낸 사건이 지난해 12월 있었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 재판 결과이다.

가습기의 원료물질인 CMIT·MIT 성분의 유해성이 드러나면서 미국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이 애경산업과 SK케미칼, 현지 유통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로 인해 소송 비용이 발생하자 애경산업은 앞서 체결한 계약에 따라 SK케미칼이 상품 결함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며 소송 비용 등을 보전하라는 소송을 냈다. 보전 금액은 36억여원이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SK케미칼은 애경산업이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과 관련해 화해·판결·결정 등으로 부담하게 된 손해배상금 상당의 돈을 지급·보전할 의무가 있다"며 SK케미칼에게 36억원을 애경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례에 따르면 앞으로 가습기살균체 참사 재판으로 애경에게 발생하는 일체의 피해배상금은 전부 SK케미칼이 떠안아야 한다 .

이를 두고 송운학 공익감시민권회의 대표는 "SK케미칼이 독박을 쓴 꼴"이라고 지적하면서 "국회가 가혹할 정도로 철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마련해 가해 기업이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발 붙일 수 없도록 해야만 한다"고 일갈했다.

한편 지난 2020년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2011년 10월 자사 내부 문건에 "SK에서는 흡입독성을 거쳐서 본 물질이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실험 검토 결과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근거는 매우 희박함"이라고 명시했다. 사실이라면 애경산업은 해당 가습기살균제의 참사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당장 돈벌이에 급급해 책임은 SK케미칼에게 지우면서 고의 은폐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애경산업이 한자 사랑 '애'와 공경할 공경 '경'울 기업 이름으로 정해 출범한 초심 그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이러한 의혹들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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