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JTI '플룸', 출시 한 달...700곳 편의점서 불과 70여개 판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6 16: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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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릿수 시장점유율 기대한다더니...1% 점유율 '안갯속'
편의점주들 "찾는 손님 한 명도 없이 자리만 차지해 고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일본계 글로벌 담배제조사 JTI의 한국 전자담배 '상륙전'이 크게 고전하고 있다. 출시 한 달 동안 서울 시내 편의점을 중심으로 입점이 이뤄졌지만, 관련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16일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JIT가 선보인 궐련형 전자담배 ‘플룸X어드밴스(이하 플룸)'가 저조한 판매 실적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형 편의점 업체가 본지에 제공한 플룸 판매 실적자료를 보면 플룸은 700여개 점포에 입점됐으나, 한 달 동안 판매된 수량이 불과 78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입고는 됐어도 전혀 팔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 후원금을 받고 온라인 게시판에 '플룸' 사용후기를 올린 사진.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지난달 12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플룸은 '히트플로우(Heatflow)' 기술과 미니멀한 디자인, 리필 스틱의 부드러운 담배 맛 등의 차별점을 앞세워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새로운 파도를 일으키겠다는 포부였다. 플룸은 지난달부터 서울 시내 주요 편의점에 디바이스 기기와 전자담배 키트 5종이 입고됐다.

출시 초기에는 미입고 된 편의점들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다수 편의점에 입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GS25와 CU 등 국내 주요 편의점 본사들은 플룸을 발주 코드로 잡아 놨으며, 편의점마다 점주들이 플룸을 발주해 담배 판매대에 진열하기 시작했다.

다만, 제품 입고에도 플룸을 찾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 편의점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편의점주들은 플룸 디바이스 한 개를 팔면 판매가의 10% 정도를 마진으로 받을 수 있지만, 플룸을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어 제품 설명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주 플룸을 입고한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주는 "(플룸이) 팔리지도 않는데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며 "JTI 영업사원이 업장을 수시로 방문해 디바이스와 키트를 발주해달라고 읍소하면서 진열은 해놨지만, 찾는 소비자들이 없다. 키트 종류가 5종밖에 안 돼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플룸에 대한 사용 후기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흡연자 카페 등에 플룸 구매 후기를 올린 글들이 있었지만, 글쓴이는 편의점 점주이거나 JTI 협력업체로부터 소정의 후원금을 받고 블로그에 사용 후기를 올린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플룸이 국내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만약 JTI의 플룸이 흥행에 실패하면 첫 번째 실패에 이어 두 번째 실패까지 더해져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 전자담배 시장에서 완전 철수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JTI는 지난 2019년 액상형 카트리지의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플룸테크'를 선보였으나, 당시 '노재팬' 운동의 여파로 2021년 조기 철수한 바 있다.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KT&G '릴'과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가 양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업계 추산치에서는 릴이 약 46%, 아이코스가 약 45%의 점유율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양분 추세가 더욱 공고해지자 다른 경쟁사들은 액상형 전자담배 등 새로운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한발 물러선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대대적인 신제품 마케팅으로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해야 하지만, 경쟁사들의 마케팅을 벤치마킹하는 수준도 안 돼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2019년 노재팬 시기에는 환경적 영향이 크게 작용했지만, 이번에도 시장 철수 수순을 밟게 된다면 한국 시장 재진입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편 데이비드 윌러 JTI코리아 사장은 플룸 출시 간담회에서 "서울의 주요 편의점을 시작으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면 전국으로 플룸을 확대 출시하겠다"며 "3~4년 내 두 자릿수 이상 점유율을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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