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재발·진행 위험 49%↓…수술 전후 병용 항암치료 효과 확인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9 16:36:22
면역항암제·항체약물접합체 병용…2년 무사건 생존율 45.1%→63.5%
사망 위험도 42%↓…25개국 695명 참여 연구, 세계적 학술지 NEJM 게재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기존 항암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방광암 환자에게 수술 전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병용 투여하면 암의 재발·진행 또는 사망 등 주요 사건의 발생 위험을 49%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도 42% 감소해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참여한 이번 국제 임상 3상에서는 2년 무사건 생존율이 기존 치료군보다 18.4%p 높게 나타났다. 다만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도 높아 환자 상태에 따른 치료 선택과 부작용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 지 종양내과 교수.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29일 고려대 안암병원에 따르면 최윤지 종양내과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국제 임상 3상 'VOLGA 연구'에서 수술 전후 새로운 병용 항암치료를 시행한 근육침윤성 방광암 환자의 생존 결과가 기존 수술 중심 치료보다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근육침윤성 방광암은 암세포가 방광의 근육층까지 침범한 상태로, 방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더라도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하지만, 고령이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대표적인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을 사용하기 어려워 치료 선택에 제약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기존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에는 전 세계 25개국 182개 의료기관이 참여했으며, 2022년 4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치료를 받을 수 없거나 이를 거부한 환자 695명이 등록됐다.

 

연구팀은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치료 결과를 비교했다. 첫 번째 그룹 233명에게는 수술 전 면역항암제 '더발루맙'과 항체약물접합체 '엔포투맙 베도틴'을 병용 투여했다. 이후 방광을 제거하는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하고 더발루맙을 추가 투여했다.

 

두 번째 그룹 233명에게는 더발루맙과 엔포투맙 베도틴에 면역항암제 '트레멜리무맙'을 추가했으며, 나머지 229명은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받고 필요에 따라 수술 후 보조치료를 시행하는 대조군으로 설정했다.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항암제다. 엔포투맙 베도틴은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항암 성분을 전달하는 항체약물접합체다.

 

연구 결과, 더발루맙과 엔포투맙 베도틴을 병용한 환자들의 24개월 무사건 생존율은 63.5%로 나타났다. 대조군의 45.1%보다 18.4%p 높은 수치다. 병용치료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위험이 49% 낮았다.

 

무사건 생존율은 암의 재발이나 진행, 수술 시행 불가 또는 사망 등 연구에서 정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환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전체 생존율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24개월 전체 생존율은 병용치료군 78.4%, 대조군 69.4%로 집계됐다. 병용치료군의 사망 위험은 대조군보다 42% 낮았다.

 

수술 후 제거한 조직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더발루맙과 엔포투맙 베도틴 병용치료군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은 45.1%로, 대조군의 9.6%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세 가지 약제를 함께 사용한 그룹에서는 24개월 무사건 생존율이 60.1%로 대조군보다 높았지만, 전체 생존율 개선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또 이번 연구는 두 약제 병용군과 세 약제 병용군의 효과를 직접 비교하도록 설계되지 않아 어느 조합이 더 우수한지는 판단할 수 없다.

 

치료 효과와 함께 부작용도 주요 고려사항으로 나타났다. 원인과 관계없이 발생한 3등급 이상 중증 이상반응은 더발루맙·엔포투맙 베도틴 병용치료군에서 71.1%, 세 약제 병용치료군에서 79.5%, 대조군에서 50.2%로 집계됐다.

 

치료 관련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두 약제 병용군에서 30.7%, 세 약제 병용군에서 44.5%였다. 피부 반응과 말초신경병증 등도 보고돼 실제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별 부작용 위험을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치료가 어려운 근육침윤성 방광암 환자에게 수술 전후 병용 항암치료가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환자의 전신 상태와 부작용 위험 등을 고려한 치료 선택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추가 관찰도 요구된다.

 

최윤지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근육침윤성 방광암은 적극적인 치료에도 재발 위험이 높고, 특히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치료가 어려운 환자에서는 치료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이러한 환자에서 수술 전후 새로운 병용치료를 통해 재발 위험을 낮추고 전체 생존율까지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6)의 주요 연구 발표 세션인 '프레지덴셜 심포지엄(Presidential Symposium)'에서 발표됐다. 같은 날 세계적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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