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에 슈쿠로 마나베·클라우스 하셀만·조르조 파리시...기후 모델·무질서속 질서 등 '복잡계 연구' 공로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0-06 04: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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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백과에 따르면, 자연계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구성성분 간의 다양하고 유기적 협동현상에서 비롯되는 복잡한 현상들의 집합체를 ‘복잡계’(complex system)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느 장소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이 그 주변에 있는 다양한 요인에 작용을 하고, 그것이 복합되어 차츰 큰 영향력을 갖게 됨으로써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사건의 원인이 된다는 게 복잡계의 기본적 개념이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지구온난화 예측 가능성 증진과 기후 모델링 등 복잡한 자연계 연구에 크게 기여한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 슈쿠로 마나베, 클라우드 하셀만, 조르조 파리시(이상 왼쪽부터). [출처=노벨상 유튜브 ]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복잡계의 이해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공로로 슈쿠로 마나베(真鍋淑郎·90)와 클라우드 하셀만(89), 그리고 조르조 파리시(73)를 각각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일본계 미국인인 마나베는 일본 에이메현 출신의 기상학자이자 기후학자로,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학 선임연구원이며, 하셀만은 독일 함부르크 출신으로 함부르크 막스 플랑크기상연구소 소장을 지낸 해양학자이자 기후학자이다.

파리시는 이탈리아 로마 출신으로, 양자장론·통계역학·복잡계 등을 연구해온 이론물리학자로, 현재 로마 사피엔자대학 교수이다.

국적과 관계없이 노벨상을 받은 일본인은 28명, 이탈리아인은 20명으로 각각 늘었다.

▲ 슈쿠로 마나베의 '기후 모델' [출처=노벨상 유튜브]

마나베와 하셀만은 ‘변동성을 수량화하고 지구 온난화를 신뢰성 있게 예측하는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링(physical modelling)’에 대한 공로로, 파리시는 ‘원자에서 행성까지의 물리적 시스템의 무질서와 변동(fluctuation)의 상호작용을 발견’한 공로로 각각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복잡계’는 무작위성(randomness)과 무질서(disorder)로 특징 지어지며 이해하기 난해하다. 올해의 노벨물리학상은 이런 특성을 기술하고 그 특성의 장기적인 행동을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을 업적으로 인정했다.

노벨위는 3명의 과학자들은 ‘혼란스럽고 명백히 무작위적인 현상(chaotic and apparently random phenomena)에 대한 연구’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고 밝혔다.

노벨위는 “마나베와 하셀만은 지구 기후에 대한 지식과 인류가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우리 지식의 기초를 다졌고, 파리시는 무질서한 물질(disordered material)과 무작위 과정(random process) 이론에 대한 혁명적인 기여로 수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류에게 중요한 복잡계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지구 기후’이다. 마나베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증가가 어떻게 지구 표면의 온도 상승을 초래하는지를 입증했다.

노벨위는 “마나베는 1960년대에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 개발을 이끌었고 지구복사 균형(radiation balance)과 기단(air mass)의 수직 이동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구한 최초의 사람이었다”며 “그의 연구는 현재의 기후 모델 개발을 위한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 클라우드 하셀만의 '기후 지문(climate fingerprints)' 식별. [출처=노벨상 유튜브]

약 10년 후, 하셀만은 날씨와 기후를 함께 연결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노벨위원회는 “이로 인해 날씨가 변하기 쉽고 혼란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왜 기후 모델이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고 평가했다.

노벨위는 또한 “하셀만은 자연 현상과 인간의 활동이 기후에 새기는(imprint) 특정한 신호와 지문(fingerprint)을 식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이 방법들은 대기 중의 온도 상승이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기인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돼 왔다”고 덧붙였다.

1980년경, 파리시는 무질서한 복잡한 물질 속에 숨겨진 패턴을 발견했다. 그의 발견은 복잡계 이론에 가장 중요한 기여 중 하나로 꼽힌다.

▲ 조르조 파리시의 '스핀 유리' 모델. [출처=노벨상 유튜브]

노벨위는 “그런 발견들은 물리학뿐만 아니라 수학, 생물학, 신경과학, 기계 학습과 같은 매우 다른 분야에서도 ‘많이 다른, 그리고 분명 완전히 무작위적인’(many different and apparently entirely random) 물질과 현상을 이해하고 기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의 토르스 한스 한손 물리학 분과위원장은 “올해 인정받은 발견들은 기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관찰의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과학적 토대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올해 수상자들은 모두 우리가 복잡한 물리 시스템의 특성과 진화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얻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상금 1천만 크로나(약 13억5천만원)는 연구 분야가 같은 마나베와 하셀만에게 각각 4분의 1씩 모두 절반이 주어지고, 나머지 절반은 파리시에게 수여된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노벨이 기부한 유산을 기금으로 하여 노벨재단이 설립된 후 1901년부터 매년 수여되고 있다.

올해는 전날 생리의학상과 이날 물리학상에 이어, 오는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가 발표된다.

수상자는 물리학·화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의학연구소, 문학은 스웨덴 한림원에서 선정하지만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노벨위원회가 맡는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매년 10월에 이뤄지고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열린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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