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에 카드·앵그리스트·임번스 3명 공동수상..."최저임금·이민·교육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탐구"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2 0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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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활동...노동경제학·실증적 경제학 연구방법론 발전 공헌
최저임금 올려도 고용 감소 등 부정적 영향 없다는 점 실증
실제상황 활용한 자연실험·인과관계 도출로 실증적 경제학 발전
최저임금·이민·교육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탐구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자연과학 수법을 노동경제학 등의 분야에 실증적으로 응용한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D. 앵그리스트, 휘도 W. 임번스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카드는 임금과 고용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밝히는 등 노동경제학(labour economics)에 공헌했고, 앵글리스트와 임번스는 인과관계 분석(the analysis of casual relationships) 방법론을 통해 실증적 경제학 연구방법론을 확립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관찰하는 ‘자연실험’(natural experiment)이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대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 이들 학자 3명을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D. 앵그리스트, 휘도 W. 임번스.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노벨위는 ”이들은 노동 시장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자연실험을 통해 원인과 결과에 대한 어떠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며 ”그들의 접근법은 다른 분야로 확산됐고 경험적 연구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카드(65)는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에, 이스라엘계 미국인인 앵그리스트(61)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임번스(58)는 스탠퍼드대에 각각 재직 중이다.

▲ 카드와 크루거의 최소임금 증가 효과.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사회과학의 많은 빅 이슈들은 원인과 결과를 다룬다. 하지만 ”이민이 임금과 고용 수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더 오래 받은 교육은 누군가의 미래 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와 같은 질문들은 그것과 비교할 게 없어서 대답하기가 어렵다.
 

▲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D. 앵그리스트, 휘도 W. 임번스의 캐리커처.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노벨위는 “하지만 올해의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자연실험을 통해 이같은 질문들에 대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의학의 임상시험과 유사한 방식으로, 우연한 사건이나 정책 변화로 인해 특정 인구집단이 어떻게 다른 취급을 당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실험을 이용해 데이비드 카드는 최저임금, 이민, 교육의 노동시장 영향을 분석했다.

 

▲ 조슈아 D. 앵그리스트, 휘도 W. 임번스


1990년대 초반의 그의 연구는 통념에 도전해 새로운 분석과 추가적인 통찰력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반드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최저 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줄어든다’라는 인식을 뒤집은 것이다.

카드는 이민의 증감이나 교육제도의 차이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도 탐구했다.

그의 연구로 인해 토박이 노동자들의 소득이 새로운 이민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먼저 이민 온 사람들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학교의 자원이 학생들의 미래 노동시장 성공을 위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 고육과 소득 사이 관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자연실험의 데이터는 해석하기 용이하지 않다. 앵글리스트와 임번스는 자연실험의 수법이 어떤 조건 아래서 유효하게 되는지를 분석해, 폭넓은 사회과학으로 응용할 수 있는 이론으로 도출했다.

“학교 의무교육 1년 연장 효과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이 가능할까?” 1990년대 중반, 앵그리스트와 임번스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정확한 결론이 자연실험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면서 이 방법론적 문제를 해결했다.

▲ 연말 출생자의 교육과 소득.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페터 프레데릭슨 경제학 분과 위원장은 “사회에 대한 핵심 질문과 앵그리스트와 임번스의 방법론적인 기여에 대한 카드의 연구는 자연실험이 지식의 풍부한 원천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그들의 연구는 중요한 인과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우리의 능력을 상당히 향상시켰고, 이것은 사회에 큰 이익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이너마이트로 유명한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지난 4일 생리의학상 발표로 시작해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의 6개 부문 수상자 발표가 끝났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만 크로나(약 13억5천만원)가 주어진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상금 중 절반은 카드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절반은 연구 분야가 같은 앵그리스트와 임번스가 반씩 나눠 갖게 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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