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한국시간 8일 오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시인 루이즈 글릭(77)이 발표됐다.
수상자를 선정한 스웨덴 한림원은 또 ”꾸밈없는 미로 개인의 존재를 보편화하는 확고한 시적 표현(her unmistakable poetic voice that with austere beauty makes individual existence universal)“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여성 수상자는 2018년의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 작년 발표) 이후 2년만이며 통산 16명째다. 미국인으로는 2016년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수상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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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시인 루이즈 글뤽이 8일(현지시간) 매세츠세츠주 캠브리지의 집 앞에서 보도진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
한림원은 “그의 모든 작품은 명징함(clarity)을 추구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유년 시절과 가족, 부모·형제와의 긴밀한 관계(close relationship)는 작품에 중심적으로 남아있는 주제다“라고 설명했다.
한림원은 또 “그녀의 시에서 자아는 꿈과 망상(dreams and delusions)이 남긴 것을 귀담아듣고, 자아의 환상(the illusions of the self)에 맞서는 데 있어 그녀만큼 열심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글릭이 작품에서 자전적 배경의 의의(the significance of the autobiographical background)를 부인하지 않지만, 고해성 시인(confessional poet)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림원은 또 "글릭은 전 인류의 보편성(the universal)을 추구하며, 신화와 고전 모티프(myths and classical motifs)로부터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또 “버림받은 자, 처벌받은 자, 배신당한 자인 디도(Dido), 페르세포네(Persephone), 에우리디케(Eurydice)의 목소리는 보편적으로 타당한 만큼 개인적인, 변신의 자아를 위한 가면(masks for a self in transformation)이다”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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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년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 [그래픽= 연합뉴스] |
한림원은 글릭의 작품 가운데 '아베르노'(Averno)를 꼽으면서 이 작품이 죽음의 신 하데스에게 붙잡혀 지하 세계로 끌려가는 페르세포네의 신화를 몽환적으로(visionary) 해석한 거작(masterly collection)이라고 호평했다. 제목 ‘아베르노’는 고대 로마인들이 지하세계의 입구로 여겼던 나폴리 서쪽의 분화구에서 따온 것이다.
글릭은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놀랍고 기쁘다"라고 말했다고 한림원은 전했다.
글릭은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대학을 중퇴한 뒤인 1968년 첫 시집 ‘맏이’(Firstborn)를 통해 시인으로 데뷔한 이후 미국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시인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이후 글릭은 고독과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가족관계 등을 주제로 여러 작품을 만들어냈다.
예일대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그동안 12권의 시집과 시에 대한 몇 권의 수필집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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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즈 글릭 캐리커처. [출처= 노벨상 홈페이지] |
지난 1985년 작품 '아킬레스의 승리'(The Triumph of Achilles), 1990년 '아라라트'(Ararat)를 통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1993년 '야생 붓꽃'(The Wild Iris)으로 퓰리처상을, 2014년 내셔널북어워드를 받았다.
노벨상 수상자는 총상금 1천만 크로나(약 13억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올해 12월의 시상식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TV중계 방식으로 진행되며 수상자는 자국에서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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