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노벨평화상에 '세계식량계획(WFP)',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기아에 대항" 공로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10-10 12: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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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올해 노벨평화상은 기아 퇴치에 힘써온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돌아갔다.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세계 각지에서 식량 지원을 실시하는 유엔 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 본부 로마)에 2020년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기아 퇴치를 향한 WFP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 세계식량기구( WFP)가 2020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출처= 노벨상 홈페이지]

 

노벨위원회는 "국제적 연대와 다자간 협력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현저해졌다"면서 "세계식량계획은 기아에 대항하고, 분쟁지역에 평화를 위한 조건을 개선하며, 기아를 전쟁과 분쟁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에 추진력이 된 공로가 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위원회는 또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항하는 노력을 강화하는 인상적인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백신이 나오기 전 혼란에 대항한 최고의 백신은 식량(Until the day we have a medical vaccine, food is the best vaccine against chaos)"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 안보를 증진하는 세계 최대의 인도주의 기구로, 전세계 기아 퇴치를 위해 1960년에 세워진 유엔 산하 세계 최대 식량 원조기구다. 


WFP는 1961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설립된 뒤 주요 재난 및 분쟁지역에서 맹활약해왔다.

2015년에는 기아 퇴치가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중 하나로 채택되었으며, WFP는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유엔의 주요 수단이다. 지구촌의 굶주리는 사람이 전혀 없는 '제로 헝거'(Zero Hunger)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19년에는 식량 불안과 기아에 시달리는 세계 88개국의 1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 기아 희생자들의 수를 증가시켰다. 예멘,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남수단, 부르키나파소와 같은 나라들에서는 폭력적인 갈등과 팬데믹이 겹치며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했다.


▲ 최근 3년간 노벨 평화상 수상자. [그래픽= 연합뉴스]

 

WFP는 그동안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겉으로 주목을 받지 않는 '막후의 구호 천사'로 활동해왔다.

WFP는 식량을 배분하는 것을 넘어서 긴급재난 때 식량을 지원하고 식량안보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무너진 기반시설과 일상을 복원하는 데에도 진력하고 있다.

WFP는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조직 소개문에서 "매일 5천 대의 트럭과 20척의 선박, 92대의 항공기를 활용해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식량 등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지구촌에 전쟁, 홍수, 지진, 흉작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출동하는 단체가 WFP라는 점을 강조했다.

WFP는 코로나19 때문에 '식량 위기 팬데믹'이 우려된다며 전 세계 2억7천만명이 기아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WFP와 다른 식량원조기구들이 그들이 요청한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면 세계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기아 위기를 겪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식량 안보를 증진시키기 위해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배고픔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안정과 평화에 대한 전망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FP는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의 개척사업을 통해 인도주의적 노력과 평화적 노력을 결합하는 데 앞장섰다.

그러면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과 함께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굶주림에 직면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세계의 시선을 돌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 AFP/연합뉴스]

 

WFP 대변인은 수상 소식을 접한 뒤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수상자로) 호명되다니 대단한 성취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트위터 영상을 통해 "믿을 수 없다"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는 개인 211명과 기관 107곳 등 318명이 올랐다. 이는 역대 4번째로 많은 후보 수다. 가장 많았던 때는 2016년으로 376명이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메달과 증서, 1천만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오슬로에서 개최될 시상식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규모를 줄여 열리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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