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에 미국인 줄리어스·파타푸티언 공동수상..."'온도·압력 감지 수용체" 발견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0-05 0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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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세상감지 이해 폭 넓혀"...만성 통증 등 치료법에도 활용

열, 추위, 압력을 감지하는 인간의 능력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며 우리 주변의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뒷받침한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이러한 감각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어떻게 신경 자극이 시작되어서 온도와 압력이 인식될 수 있는지는 몰랐었다.

올해도 노벨상 시즌이 막을 오렸다. 매년 첫 번째로 발표되는 노벨 생리의학상의 올해 수상자는 이같은 미지의 의문에 해답을 제공한 데이비드 줄리어스(66)와 아뎀 파타푸티언(54) 등 미국인 2명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온도와 압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수용체’( receptors for temperature and touch)를 발견한 공로로 이들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미국인 데이비드 줄리어스(왼쪽)·아뎀 파타푸티언이 공동수상한다. [출처=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줄리어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SCF)에서 교수로 재직중이고, 파타푸티언은 레바논 태생으로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크립스연구소 소속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줄리어스는 열에 반응하는 피부의 신경 말단에 있는 센서를 식별하기 위해 인간에게 타는 듯한 느낌을 일으키는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을 활용했다. 그는 캡사이신을 이용해 피부 신경 말단에 존재하는 열에 반응하는 감각 수용체를 발견했다.

▲ 데이비드 줄리어스가 발견한 사람의 온도 감지 체계. [출처=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사이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이 화학물질이 실제로 어떻게 이 기능을 발휘하는지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줄리어스는 열에 반응하는 단백질의 능력을 조사했을 때, 고통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온도에서 활성화되는 열 감지 수용체를 발견했다.

파타푸티언은 압력에 민감한 세포를 이용해 피부와 내부 장기에서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새로운 종류의 센서(촉각 수용체)를 확인했다고 노벨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는 "이러한 수상자들의 획기적인 발견을 통해 인간의 신경계가 열, 추위, 그리고 기계적 자극을 어떻게 감지하는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빠르게 넓혀 강력한 연구 활동을 촉발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상자들은 또한 우리 감각과 주변 환경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서 누락돼 있던 중요한 연결고리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들에 의한 TRPV1(열 감지 수용체)와 TRPM8(추위 감지 수용체), 피에조(Piezo) 채널(기계적 자극 반응 수용체)의 획기적인 발견은, 어떻게 열, 추위, 그리고 기계적인 힘이 주변의 세상을 인지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 자극을 시작하도록 하는지 이해하도록 해주었다”고 평가했다.

▲ 아뎀 파타푸티언이 발견한 기계적 자극 반응 체계. [출처=노벨위원회 홈페이지]

TRP 채널은 우리가 온도를 인지하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데 중심적이고, 피에조2 채널은 압력과 신체 부위의 위치와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또한, TRP와 피에조 채널은 온도나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도록 하는 수많은 추가적인 생리 기능에 기여한다. 피에조 채널은 혈압, 호흡, 소변 방광 조절을 포함한 추가적인 중요한 생리학적 과정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위원회는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들에서 시작된 집중적인 연구는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서의 그들의 기능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 지식은 만성 통증을 포함한 광범위한 질병 상태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노벨 생리학상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까닭에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메신저리보핵신(mRNA) 계열 백신 등의 관련 연구와 활동에서 업적을 낸 인물들이 수상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왔으나 예상이 빗나갔다.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만 크로나(약 13억5천만원)가 지급된다. 이날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인 줄리어스와 파타푸티언은 상금 1천만 크로나를 나눠 갖게 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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