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최근 사상 최대실적 속에 용퇴를 선언한 권오현 부회장의 뒤를 이어 김기남 사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한다.
앞으로 위상과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전해지는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이끈다.
권오현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트리오 지도체제를 구축해온 윤부근·신종균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3대 부문장 인사가 단행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품) 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을, CE(소비자 가전) 부문장에 김현석 VD(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사장, IM(ITㆍ모바일) 부문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고 31일 밝혔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 체제의 이른바 ‘3K’ CEO 시대를 여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번 부문장 인사는 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 신종균 사장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더 이상 후임 선정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삼성전자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들 신임 부문장들은 일찍부터 해당 사업 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아온 역량 있고 검증된 인물들”이라며 "이번 인사가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부근, 신종균 사장은 각각 CE부문장과 IM부문장직을 사퇴하고, 이사회 이사와 대표이사직도 임기를 1년 단축해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기로 했다. 이들 두 사장과 함께 2012년부터 CFO를 맡아온 이상훈 사장도 사퇴했지만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는 대신 사외이사들에 의해 이사회 의장에 추천됐다.
이상훈 사장과 새로 부문장에 오른 3인의 CEO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김기남(59)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분야 권위자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이기도 하다.
김현석(56)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의 최고 개발 전문가로 삼성전자는 소개했다.
고동진(56)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구며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해온 공로가 인정됐다.
이번 삼성전자 CEO 인사는 기존 60대였던 3대 부문장을 50대 사장 체제로 물갈이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혁신을 꾀하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사장은 60세 부회장은 65세가 정년'이라는 삼성인사 원칙은 깨지지 않은 가운데 50대 사장이 3대 부문장 포스트를 차지하면서 후속 인사를 통해 젊은 사장, 부사장들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12월에 인사를 단행해온 삼성전자는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투병생활을 이어가면서 소폭 인사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국정농단 사건 파문으로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나이만 젊어졌을 뿐 3인의 CEO 체제를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후속 조직개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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