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전격 사퇴...공정위, 수장공백 장기화에 업무 차질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7-11 06: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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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네번째 장관급 낙마...역대 정부 중 공정위원장 임명 가장 늦어
송옥렬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확신 안 서…교직에만 매진”
과거 성희롱 발언 물의...대통령실 “현 상황에 부담 느낀 듯…본인 뜻 존중“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전격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송 후보자의 사퇴 발표는 인사청문회 요청안이 지난 8일 국회에 제출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새 정부 들어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장관급으로는 네 번째 낙마다.
 

▲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출근하고 있는 송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송 후보자는 10일 공정거래위원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교직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지난 8일까지 서울 공정거래조정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했으나 주말 동안 사퇴 결심을 굳혀 이날 오후 청문회 준비단에 본인이 직접 작성한 사퇴 발표문을 전달했다.

대통령실은 사퇴 의사에 대해 “본인의 뜻을 존중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성희롱 논란 이외에 새 의혹이 있는지’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고 지금 상황에서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상법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그의 자진 사퇴는 지난 4일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 후보로 지명된지 엿새 만이다.

공정위 주변에서는 자진 사퇴 배경에 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과거 발언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송 후보자는 공정위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에 사법시험 동기라는 점이 부각됐고, 지난 2014년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일이 재조명되며 야권의 비판에 직면했다.

인사 실패가 새 정부 국정 지지도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날 송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인해 부실 검증 논란을 한층 더 키우는 형국이다.

송 후보자의 갑작스런 사퇴 발표로 공정위의 수장 공백은 더 길어지게 됐다.

현재 공정위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조성욱 위원장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이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새로운 정책을 힘있게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공정위원장 임명은 역대 정부에서 가장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첫 공정위 수장이었던 김상조 위원장은 정부 출범(5월 10일) 일주일 만에 지명돼 약 한 달 뒤인 6월 13일 임명됐다.

박근혜 정부 때는 한만수 후보자가 대통령 취임(2월 25일) 17일 만에 지명됐다가 탈세 의혹으로 3월 25일 자진 사퇴했고, 3월 30일 노대래 후보자가 지명돼 4월 21일 취임했다.

이번 정부에서는 지명 자체가 정부 출범 근 두 달 만인 지난 4일에야 이뤄졌으나 송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새로운 후보 선정과 검증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진행하게 됐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송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동기다. 그는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강수진 고려대 로스쿨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른 끝에 지난 4일 새 규제당국 수장으로 지명됐다.

송 후보자는 사법·외무·행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으로 상법·회사법 분야 권위자로 알려졌다.

상법 분야 교과서로 일컬어지는 ‘상법강의’ 등 여러 교재를 저술했고, 기업법·금융법 등 관련 분야 논문 수십 편을 발표했다. 지난해 공정위가 재계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했을 때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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