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주주 보호·전자주총 도입은 통과…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는 무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은 24일 열린 제52기 정기주주총회(주총)에서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M&A(인수합병) 공세를 차단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였던 이사 후보 표결에서는 최윤범 회장이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기록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황덕남 이사회 의장 역시 합리적인 이사회 운영 역할을 인정받아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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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고려아연] |
국가기간 산업을 하는 고려아연이 핵심광물 공급망 허브로 도약하는 데 공헌하고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츷 추진하는 등 회사의 성장과 발전,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이어온 현 경영진 중심의 거버넌스 체제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확인했다.
경영 연속성과 장기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현 경영진과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합리적이라는 점에 대해 주주들의 공감대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4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주주환원 확대 및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꾸준히 해온 점도 주주들의 우호적 평가를 받은 요인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기여하고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모범사례로서 평가받는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관련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는 최다 득표를 올리며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기대감과 지지가 확인된 결과다.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보고와 영업보고, 외부감사인 선임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가 이뤄졌다.
이어 연결·별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 등의 안건을 표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당 현금배당을 2만 원으로 결정해 임의적립금 약 9177억 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안정적인 주주환원 재원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 규모는 당초 MBK·영풍 측이 제안한 수준의 두 배를 상회한다.
◆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MBK·영풍 반대로 부결
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에 관한 13개 안건을 표결했다. 이 중에서 ▲소수주주에 대한 보호 관련 정관 명문화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 ▲이사회 내 독립이사 구성요건 명확화 및 독립이사 명칭 변경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 ▲분기배당 관련 정관 변경 등 총 8개 안건이 가결됐다.
정관에 단독주주 및 소수주주의 상법상 권한을 보장하고 경영진의 존중 의무를 명시하면서 소수주주 권익 보호를 통한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할 계기를 마련했다.
또 상법에 따른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에 따른 근거 규정을 마련해 주주 의결권 행사 편의성도 제고할 전망이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이사회 내 독립이사 구성 요건을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상향하면서 이사회 독립성과 지배구조 투명성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사의 법령·정관에 따른 회사 및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정관에 명문화해 개정 상법을 반영해 감사위원 선·해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이 3%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했다.
분기배당의 경우 재원 산정 항목 중 특정 목적으로 적립하는 임의준비금에 관한 규정을 삭제했다. 아울러 분기배당 관련 재원 산정 기준의 정합성을 정비했다. 이를 통해 배당 정책 운영의 유연성을 제고해 배당 절차의 명확성을 높이도록 했다.
하지만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개정된 상법 취지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제안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안은 MBK·영풍의 반대로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오는 9월 시행하는 개정 상법 내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감사위원 분리선임 인원을 1명에서 2명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감사위원회 독립성과 경영 견제 기능 강화를 통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 안건이었다.
개정 상법 취지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려는 회사 측의 노력이 MBK·영풍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고려아연은 오는 9월까지 이를 반영하지 못할 경우 법 위반 상태에 놓이는 상황에 처해졌다. 거버넌스 개선 노력이 무산되는 것을 넘어 회사에 불안정성과 부담을 키우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라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5인 선임안 통과…현 경영진 중심 이사회 체제 힘 실어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 수를 놓고 ‘이사 5인 선임안’이 출석 의결권의 60% 이상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다.
김보영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김 감사위원은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로 국제경제·ESG 분야 전문성을 갖춘 학계 대표적 여성 리더로 인정받고 있으며, 독립적 의사결정을 통해 회사 내부통제와 주주권익 보호 강화에 기여할 인물이다.
반면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은 4위에서 7위를 기록해 2명이 선임되는 데 그쳤고적대적 M&A 시도에 다시 한번 제동이 걸렸다. 특히 직전까지 영풍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박병욱 후보는 전체 후보 중 가장 적은 득표를 기록해 많은 주주들의 불신을 받았다.
그동안 MBK·영풍은 경영 능력, ESG 등의 문제 등으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MBK는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을 넘어 검찰 수사 등을 받는 등 시장과 노동계,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다.
영풍 역시 별도기준 5년 연속 영업적자,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논란 및 제재 등을 반복적으로 받으며 물의를 빚어 왔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상경해 주총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노조는 “MBK의 먹튀 경영과 무책임 경영이 노동자와 함께 할 자리는 없다”며 “고려아연 경영 참여를 당장 중단하고 국가기간산업에서 철수하라”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하이에나 MBK OUT, 무능극치 영풍 STOP’, ‘홈플러스 망친 MBK, 국민경제 좀먹는다’ ‘적대적M&A 즉각 철회’ 등의 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들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많은 주주들께서 현 경영진 중심의 거버넌스와 이사회 체제를 통한 경영 연속성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주신 것으로 평가한다”며 “크루서블 프로젝트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가기간산업이자 한미 경제안보의 모범사례로 맡은 바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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