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조선그룹, 실적 넘어 ‘엔진·미국·SMR’로 판 키운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5 10:21:05
2분기 영업이익 1조6451억원…컨센서스 12%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
데이터센터용 엔진 증설 검토·미 함정 시장 진출 추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과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넘어 데이터센터용 엔진과 미국 함정 시장,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상상인증권이 발간한 ‘HD현대 조선그룹 2Q26 NDR 후기’ 보고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조9270억원, 영업이익은 1조645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각각 9.7%, 21.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12% 웃돌았고, 영업이익률은 18.4%까지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2%, 영업이익은 72.5% 늘었다.
 

▲ 한국조선해양.

실적 개선은 조업일수 증가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잔고 매출 반영,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영업외손익에는 군산조선소 매각 차익 539억원과 교환사채 평가이익 약 3800억원도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조선 자회사들의 본업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2분기 매출 6조3322억원, 영업이익 1조3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0.6%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6.4%로 올라섰다.

상선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7.8%로 전분기보다 1.9%포인트 개선됐다. 2024년 이후 수주한 가스선의 매출 비중이 확대된 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약 200억원의 긍정적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HD현대삼호도 2분기 매출 2조3714억원, 영업이익 53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2.5%에 달했다. 컨테이너선 시리즈 물량을 조기에 인도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HD현대마린엔진은 매출 1281억원, 영업이익 31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일부 엔진의 인도 시점이 3분기로 미뤄진 영향으로, 수익성 자체는 영업이익률 24.4%를 유지했다.

◆데이터센터용 엔진 수요 급증…증설 카드 검토


향후 성장축으로는 엔진 사업이 부각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 조선그룹은 데이터센터용 4행정 중속엔진과 관련해 연간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의 수주 문의를 받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비상·분산전원용 엔진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단기적으로 울산과 목포 공장의 설비 배치를 변경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시장 수요가 이어질 경우 신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동을 건설하는 단계적 증설도 고려하고 있다.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사업에서도 연내 수주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 조선그룹은 선박 신조뿐 아니라 개조, FDC 하부구조물, 파워십까지 공급할 수 있어 사업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 MASGA 타고 미 함정 시장 노린다

미국 함정 시장 진출도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은 전투함과 중형급 급유함에 대한 정보요청서(RFI)를 발송하고 한국 조선소의 함정 건조 역량을 파악하고 있다. 미국 현지 건조를 제한하는 관련 법안이 의회 논의를 거쳐 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HD현대 조선그룹은 수주 조건과 법안 개정 방향에 맞춰 미국 현지 투자도 검토 중이다. 미 중간선거 이후 한미 조선업 협력과 관련한 정책 논의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하반기 상선 수주 환경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 여파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HD현대는 9만㎥급 신규 선형을 개발해 시장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LPG선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선가는 신고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연간 생산능력 이상의 수요가 남아 있어 물량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 SMR·해양플랜트로 포트폴리오 확장

SMR 사업도 장기 성장축으로 육성한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미국 테라파워의 SMR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 계약을 수주했다. 지난해 5월에는 테라파워와 주기기 핵심 설비의 제작·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원자로 용기뿐 아니라 SMR 핵심 주기기 시장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현재 트리온과 루야 프로젝트를 생산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약 35억달러 규모의 해양 프로젝트 수주 후보군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주 공백이 발생할 경우 해양 도크를 상선 블록 제작에 활용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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