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내년엔 반격? 수장도 매장도 혁신

박종훈 / 기사승인 : 2021-12-21 10:57:22
  • -
  • +
  • 인쇄
미래형 매장 제타플렉스 공개···김상현·강성현 시너지는?

절치부심 롯데마트가 안팎을 정비하고 다시 반격에 나선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형마트 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마트의 새로운 시도는 우선 23일 ‘제타플렉스’란 이름 아래 새단장 후 문을 여는 잠실점 사례를 꼽을 수 있다.

10의 21제곱으로 무한에 가까운 서비스와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명명이다.

이는 지난 9월 롯데백화점이 경기도 의왕시에 오픈한 프리미엄 아울렛 점포명을 ‘타임빌라스’라고 붙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롯데마트 잠실점은 롯데家의 상징적인 입지기에 그 의미가 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콘셉트로 롯데마트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플래그십 매장”이라며 “이커머스 성장세가 매서운 유통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으로 손꼽는 와인, 리빙, 펫, 식료품 구색을 강화한 전문 매장으로 구성했다”고 말한다.
 

▲사진 = 롯데마트 제공

 

제타플렉스는 전체 영업면적이 1만4214제곱미터, 약 4300평으로 롯데마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매장 입구인 1층 면적의 70%를 와인으로 채은 ‘보틀벙커’다. 약 400평의 매장 규모는 국내 최대며 대형마트 1층 입구를 와인 매장으로 채운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지난해 와인을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발표한 롯데마트는 보틀벙커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초 전담조직인 프로젝트W팀을 신설했다.

팀원 다수는 와인 전문자격증인 WSET을 소지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췄다. 이들은 먼저 브랜드 컨설팅으로 와인애호가 200여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많은 이들이 와인 구매장소로 대형마트(31.8%)를 꼽았으나, 와인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다는 점과 맛을 연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보틀벙커는 통상 일반적인 국가별 와인 분류 외에도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등 총 3개 테마로 큐레이션을 진행한다. ‘배달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순간을 위한 와인’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와인을 제안해 초보자들도 흥미를 갖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매년 약 5500병 밖에 생산하지 않아 1억원 내외의 최고가 와인으로 알려져 있는 ‘로마네 꽁띠’부터 만원대 가성비 와인까지 총 4000여종의 와인을 판매하며,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도 운영한다. 전용 팔찌에 금액을 충전하고 기계에 접촉해 마시고 싶은 와인을 50ml씩 시음하는 방식이다.

식품 전문매장 규모도 역시 최대 규모다. 타 롯데마트 기준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하며, 진열 길이도 기존점 평균보다 30% 가량 늘렸다.

과일 매장의 경우 당도 위주로만 설명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산도, 수분, 경도까지 4가지 특성으로 맛을 구분해 고객 요구의 까다로움에 맞췄다.

150여종의 상품을 갖춘 국내 최대 샐러드존도 눈길을 끈다.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수경재배하는 방식의 ‘아쿠아포닉스’ 방식의 버터그린, 이자벨 등 다양한 유러피언 채소도 판매한다.

수산 매장에선 신선함을 강조하는 파노라마 수족관과 살아 있는 조개류 진열을 위한 계단형 수족관을 설치했다. 매장 중앙엔 참치회 전문 매장을 운영하며 그날 가장 좋은 생선을 선정해 상품화하는 ‘오마카세’ 형태 판매도 이뤄진다. 원물과 두께 선택이 가능하며, 초밥, 회, 후토마끼, 카이센동 등 조리법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제공한다.

축산 매장선 도매용 판매까지 고려한 양고기 전문점을 선보이며, 국내 최대 프리미엄 매장을 구현하기 위해 0.1% 비중의 토종 한우인 호반 칡소, 순혈 와규 상위 0.5%의 풀블러드 와규도 판매한다. 제주도서만 유통되던 상위 0.1% 품질인증 순종 흑돼지인 제주 버크셔 흑돼지도 선보인다.

가공식품 쪽에선 시장이 지속 확대되는 치즈매장을 80% 확대한 특화존이 특별하다.

식품 매장 외에도 세분화된 고객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도 선보인다.

리빙 전문점 룸바이홈 랩에선 기존 대형마트의 저렴한 가격 중심 구성 외에도, 프리미엄 리빙 제품을 갖추고 자체개발 PB와 전문 디자이너·작가·브랜드와의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계획이다.

대형마트 주 고객층인 40~50대를 고려해 안티에이징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비중을 늘린 H&B스토어 롭스 플러스와, 6조원 규모로 늘어난 펫 시장을 겨냥한 콜리올리도 선보인다.

특히, 콜리올리의 경우 소비자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팀원 모두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직원들로 구성했다는 후문이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고전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다.

강한 바람을 뿜어 출입자의 옷과 몸에 붙은 미세먼지, 세균,바이러스 등을 제거하는 에어 퓨어 게이트를 설치했고, 체온 측정과 함께 지능형 센서가 마스크 착용 여부도 파악하는 얼굴인식 체온 측정 시스템을 구비했다.

매장 내 화면에선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송출하면서 고객들에게 안심하고 쇼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제타플렉스에선 롯데마트 오프라인 전용 앱인 롯데마트GO로 고객이 직접 자신의 모바일기기로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결제까지 진행하는 비대면 쇼핑 시스템도 구비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사진 = 롯데그룹 제공)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제타플렉스는 고객에게 롯데마트의 미래 버전을 보여줄 프로젝트”라며 “회사의 역량을 집약한만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롯데마트의 대표 매장으로써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성현 부사장이 준비한 1년, ‘외부출신’ 김상현 부회장과 혁신 꽃 필까?

롯데그룹은 지난해 롯데쇼핑 마트사업부를 총괄하는 강성현 부사장을 승진 발탁하며, 한해 동안 코로나시대에 걸맞는 변화를 준비해 왔다.

1970년생인 강 부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에, 한국까르푸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지난 2009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김상현 부회장 (사진 = 롯데그룹 제공)

 

지난 11월 단행한 2022년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선 ‘인사혁신’이 더욱 두드러졌다.

롯데쇼핑 대표였던 강희석 부회장이 물러나고, 외부 출신 김상현 부회장을 자리에 앉혔다.

롯데그룹 유통부문을 총괄하게 된 김 부회장은 1986년 미국 P&G에 입사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한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꼽힌다. 임기는 내년 3월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전체 정직원 4300여명 중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77명이 퇴직했고, 10월에 추가로 8년차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130명을 내보냈다.

이들 200여명 희망퇴직자에겐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과 기본급의 최대 27개월분에 해당하는 근속기간별 위로금이 지급됐다.

2021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11조7890억원, 영업이익은 98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마트사업부문은 매출 4조38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8% 줄었다. 하지만 영업적자는 270억원 수준에서 140억원으로 줄었다.

2021년 3분기 영업이익만 놓고 봤을 때, 직전 2분기 260억원 적자에서 12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종훈
박종훈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에이피알, 글로벌 뷰티 마케터 신입 집중 채용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에이피알이 해외 시장 내 사세 확장에 발맞춰 국가별 마케팅 인재 채용에 돌입하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에이피알은 16일 자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 뷰티 마케터’ 신입 채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이번 채용은 K-뷰티의 인기를 타고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매출과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메디큐브

2

NS홈쇼핑, 제5기 시청자 위원회 출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NS홈쇼핑이 소비자 권익 보호와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5기 시청자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지난 15일 시청자위원의 위촉식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10명의 신임 시청자위원이 위촉됐다. NS홈쇼핑의 시청자위원회는 단순히 법적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NS홈쇼핑은 급변하는 미디

3

넷마블, 페이트/그랜드 오더 ‘가을 축제 캠페인’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넷마블은 모바일 RPG ‘페이트/그랜드 오더’에 '2025 가을 축제 캠페인'을 오는 25일까지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넷마블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특이점F 염상오염도시 후유키’ 제3절 1단계를 완료한 이용자에게 최초 접속 시 성정석 30개를 증정한다. 특별 로그인 보너스를 통해 성배, 전승 결정, 1천만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