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논란, 소상공인 간 갈등으로 비화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3-17 13: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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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용산역 아이파크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 롯데몰 김포공항, 잠실 롯데월드몰, 여의도 IFC몰, 삼성역 파르나스몰까지. 서울에 위치한 대형 복합쇼핑몰이다.


복합쇼핑몰은 다양한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배치돼 가족 단위 고객들이 주말 여가를 즐기는 장소다. 전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0년 이후부터 복합쇼핑몰의 위상은 점차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소상공인들이 복합쇼핑몰 규제를 주장하면서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제'가 우리사회의 새로운 의제로 떠올랐다. 대형마트 등과 달리 의무휴업일이 없는 복합쇼핑몰이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4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 대기업의 공세에 골목상권이 뿌리째 뒤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소상공인들이 경기불황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은 초대형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등에 신종 유통 전문점을 내며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형마트들은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제 실시 등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지만, 초대형복합쇼핑몰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적용 대상이 아니다"며 "신종 유통 전문점에도 형평성을 맞춰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014년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형 쇼핑몰 인근 소상공인들은 쇼핑몰 출점 전에 비해 매출이 평균 46.5% 하락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규제가 오히려 또 다른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대형마트와 달리 복합쇼핑몰 입점 업체의 다수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사진 = '포도몰'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 = '포도몰' 홈페이지 화면 캡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포도몰'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해서 얻는 이득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며 "대형마트처럼 의무 휴업일이 생기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복합쇼핑몰이 기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유통시설에 비해 여가와 체험, 식음료(F&B) 등 비쇼핑 비중이 높다"며 "골목상권과 복합쇼핑몰은 다른 대상으로 놓고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합쇼핑몰이 내수를 진작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긍정적 작용을 한다는 점도 논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복합쇼핑몰을 규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복합쇼핑몰로 지역 상권이 활성화됨으로써 골목상권이 덩달아 살아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대학장은 "복합쇼핑몰은 단순 유통 채널이 아니라 '공짜 레저'라는 긍정적 외부 효과가 작용하는 대표적 사례"라며 "만약 이 기능을 정부가 세금을 거둬서 진행하려 하면 납세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양측 주장이 충돌하면서 이 문제는 소상공인 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복합쇼핑몰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중재든 어느 일방에 대한 설득이든 가능해진다. 정부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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