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공방] "환불 요구하니 계정 차단"…헤이딜러, 중고차 딜러 '갑질' 논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0 11:15:08
'무사고' 샀더니 판금·도색…보상 요구하자 계정 차단 의혹
점유율 45% 플랫폼 지위 도마…공정위, 약관·보상·제재 기준 판단 주목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중고차 거래 플랫폼 헤이딜러가 차량 진단 오류로 손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한 중고차 딜러의 계정을 차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헤이딜러가 높은 시장 영향력을 바탕으로 판매자에게 불리한 약관과 제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사진=챗GPT4]

 

논란의 핵심은 차량 진단 오류를 넘어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고차 딜러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거래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는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헤이딜러의 보상 기준과 계정 차단 절차, 면책 약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단순한 차량 진단·보상 분쟁을 넘어 시장 영향력이 큰 플랫폼이 계정 차단이라는 수단을 통해 거래 상대방의 이의제기와 협상력을 제한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정위 판단에 따라 중고차뿐 아니라 플랫폼 업계 전반의 이용자 제재 기준과 책임 범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참여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헤이딜러의 중고차 판매자 대상 불공정행위 의혹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앞서 지난 6월 출범한 ‘온라인 플랫폼 불만 신고센터’가 숙박 플랫폼 약관 문제에 이어 두 번째 사건으로 헤이딜러를 문제 삼은 것이다.

 

◆ 점유율 45% 플랫폼 의존도 도마…"딜러에겐 계정 차단이 거래선 상실"

 

피해를 주장하는 중고차 딜러 A씨는 지난해 7월 헤이딜러에서 ‘무사고·무도색’으로 등록된 차량을 4980만원에 낙찰받았지만 인수 후 성능점검 과정에서 판금·도색 흔적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손실을 보전하려면 약 880만원의 보상이 필요했지만 헤이딜러가 150만원을 제시했고, 결국 해당 차량을 반품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른 차량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자 계정이 사전 통보 없이 차단됐다는 게 A씨 주장이다. 또 다른 딜러 B씨 역시 ‘무사고’로 안내받은 차량이 성능점검에서 사고차 수준으로 확인돼 반품을 요구한 뒤 계정이 차단됐으며 이의제기에도 장기간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이러한 사례를 개별적인 보상 분쟁보다 플랫폼과 판매자 간 힘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헤이딜러가 중고차 매입 플랫폼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딜러 입장에서는 계정 차단이 사실상 주요 거래 채널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헤이딜러의 중고차 매입 시장 점유율이 약 45% 수준인데 중고차 판매자들의 플랫폼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동종 업계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플랫폼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헤이딜러가 공고한 시장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보상 요구나 이의제기를 이유로 계정 이용이 제한된다면 개별 딜러가 플랫폼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보상안 거부하니 계정 차단?"…공정위, 헤이딜러 약관·제재 절차 들여다볼까

 

민변 측은 헤이딜러가 자사 진단 과정에서 발생한 하자에 대해 보상안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이에 불응한 이용자의 계정을 차단했다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불이익 제공’이나 ‘보복성 거래 거절’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약관도 쟁점이다. 시민단체들은 헤이딜러가 스스로를 ‘단순 매매정보 제공업체’로 규정해 책임 범위를 제한하고 회사 판단에 따라 계정을 해지하거나 이용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사업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본다. 

 

이러한 부분이 향후 공정위 판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번 사안은 중고차 플랫폼의 진단 책임과 보상 문제를 넘어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 영향력을 이용해 거래 상대방의 이의제기권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헤이딜러의 약관과 계정 차단 절차, 실제 보상 과정에서 거래상 지위가 부당하게 이용됐는지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향후 판결의 핵심 요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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