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오너 3세’ 전면 경영나서…글로벌·신사업 '진검승부'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4 11:35:14
세대교체 본격화 속 해외 확장·M&A·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전면 배치
오리온 3세 담서원 전무, 1년 만에 부사장 승진
농심 신상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 승진 합류
SPC그룹도 허진수·허희수 각각 승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오너가 3세를 핵심 보직에 전진 배치하며 세대교체와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경영 수업’ 단계를 넘어 해외 시장 확대와 신사업 발굴을 직접 맡기며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지난 22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담서원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입사 4년 5개월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담 부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한국법인 전략경영본부장을 맡아 신규 사업, 해외 사업, 경영 진단, 기업 문화 개선 등 그룹 중장기 전략을 총괄한다.

 

▲ (왼쪽부터)담서원 오리온그룹 부사장, 신상열 농심 부사장, 전병우 삼양식품 전무 [사진=각사]

 

1989년생인 담 부사장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장남이다. 2021년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상무, 전무를 거쳐 이번에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오리온은 담 부사장이 글로벌 사업 지원과 시스템 개선 등에서 실무 성과를 냈으며, 바이오 신사업 계열사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서도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제과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식품, 바이오, 인수합병(M&A)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농심 역시 오너 3세를 중심으로 미래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임원 인사를 통해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전무를 내년 1월 1일부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993년생인 신 부사장은 2019년 입사 이후 빠른 속도로 승진하며 현재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전략, 투자·M&A를 총괄하고 있다.

 

신 부사장은 농심의 중장기 전략인 ‘비전 2030’의 핵심 실행 주체로 꼽힌다. 농심은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해외 매출 비중 61%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라면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스낵을 제2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국·중국·일본을 넘어 멕시코, 브라질, 인도, 영국 등 7대 핵심 국가를 중심으로 투자와 전략적 제휴도 검토 중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1994년생인 전 전무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장남으로, 해외 사업과 헬스케어 신사업을 중심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외 헬스케어 기업 3곳에 총 34억원을 투자했으며, 내년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내수 시장 점유율은 과제로 남아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에서 삼양식품의 점유율은 약 9.8%로 농심과 오뚜기에 비해 낮다. 삼양식품은 최근 ‘삼양1963’을 출시하며 내수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 허진수 파리크라상 부회장(왼쪽), 허희수 SPC그룹 사장(오른쪽). [사진=각사]

 

SPC그룹도 오너 2·3세의 역할을 확대했다. SPC는 최근 인사를 통해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바게뜨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북미·동남아 생산 거점 확대를 주도해왔고, 허희수 사장은 그룹 변화·혁신 추진단을 이끌며 신사업과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이선호 CJ 미래기획그룹장 이번 승진 대상에서는 제외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미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식품·바이오·콘텐츠를 아우르는 미래 포트폴리오 구축에는 지속적으로 관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라며 “식품기업들이 오너 3세의 글로벌 감각과 신사업 추진력을 앞세워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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