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밀가루값 짬짜미”…공정위, 7개사에 심사보고서 송부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0 12:23:30
B2B 시장 88% 장악…관련 매출 5.8조원, 과징금 최대 20% 가능

[메가경제=정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밀가루 시장의 장기 담합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가격 인상과 물량 배분을 둘러싼 ‘짬짜미’가 6년간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19일 7개 밀가루 제조·판매사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같은 날 위원회에 상정해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사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위법 사실과 조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최종 판단은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 공정위가 제분업체에 대해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 B2B 시장 88% 점유…“2019년부터 반복 담합”

심사관에 따르면, 피심인들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에 걸쳐 국내 밀가루 B2B 판매시장에서 가격과 판매 물량을 사전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시장은 라면·제빵·제과업체 등 대형 수요처와의 직거래는 물론, 대리점을 통한 간접 거래까지 포함된다.

조사 대상 기업은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등 7곳이다.

이들 7개사는 2024년 기준 국내 밀가루 B2B 시장의 약 88%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관은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이 약 5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산정했다.

■ “가격·물량 담합은 중대 위법”…과징금 최대 20%

공정위는 해당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가격 담합) 및 제3호(물량 배분 담합)를 위반한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단순 계산 시 수천억원대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2026년 1월 해당 7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에 대해 고발 요청을 한 바 있으며, 공정위는 이를 이미 고발 조치했다.

■ 8주간 방어권 보장…“민생 직결 사안, 신속 심의”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 열람·복사 신청 등을 통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위원회가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공정위는 밀가루 가격이 라면·빵·과자 등 주요 식품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민생 직결 사건’으로 보고 있다. 방어 절차 종료 즉시 위원회를 열어 신속히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민생을 위협하는 담합 행위에 대해선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협력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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