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으로 주문한 당당치킨, 미국처럼 드론으로 왜 못받을까?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6 08:02:17
  • -
  • +
  • 인쇄
물류 거점·인프라 확보 비용 '절약' 시너지 낼 것
배달 기술 발전, 비용·효율·규제 '삼중고'에 발목

[메가경제=정호 기자] 홈플러스와 배달의민족이 동맹을 강화하면서 K-배송 시장의 지형 변화를 나타냈다. 해외에서는 드론 배송이 상용화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물류망과 배송시스템을 공유하는 형태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이유는 장비 및 배송 거점 확보 비용이 많이 들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속도 경쟁이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드론 배송은 편의점·프랜차이즈·대형마트 등에서는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던 신기술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물류비용 절감·배송 효율화를 비롯한 장점으로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련 규제와 지리적인 영향을 따져봤을 때 사업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배송 환경은 기술적인 테스트베드(시험대)를 늘리기에는 위험성과 신속성 면에서 득보다 실이 큰 상황이다. 

 

▲ 드론 배송은 편의점·프랜차이즈·대형마트 등에서는 사용될 것으로 전망 받는 기술이다.[사진=창원시]

 

유통업계 관계자 A씨는 "외국의 사례처럼 선제적으로 특정 기술을 도입해 사업화하는 과정은 추후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기술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비용 부담과 안전사고 등 문제가 산제했기에 보다 안정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 유통 공룡, 드론배송에 혁신·실적 날았다 

 

미국 내 대형마트 회사인 월마트는 올해 1월 드론 배송을 통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모도어 인텔리전스 보고서는 드론 배달 서비스가 2024년 6900억달러에서 2029년 17억5000만 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월마트는 올해 3분기 1695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치인 셈이다. 

 

월마트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경쟁사간의 점유율 싸움과 C커머스의 공세 속에서도 굳건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그 비결은 선제적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공학 등 신기술을 도입해 물류와 배송 등 경쟁력을 높인 데 기인한다. 2021년 140억원을 투자한 월마트는 자동화를 토대로 주문당 순배송 비용을 40%까지 줄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차 배송과 드론 배송을 통해 비용 부담을 더욱 축소할 예정이다. 배송 속도와 효율성에서도 이점을 얻을 수 있다.

 

▲ 배달의민족은 '당당치킨'을 비롯한 델리·PB(자체브랜드)상품·신선 분야 등의 판매 품목을 확보한다.[사진=홈플러스]

 

실증 첫 단계로 월마트는 지난달 2025년 1월 미국 50개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처방약을 30분 내로 배송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객이 주문한 일반 상품 또한 동시에 배달하는 '단일 배송'까지, 하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 B씨는 "배송을 기계화하면 인력으로 소화하기 힘든 소규모의 배달 물량을 보충할 수도 있으며 신호 정체 등 문제를 겪지 않기에 더욱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쿠팡·네이버 발 지각 변동 '업체' 간 협업 가속화 

 

국내에서도 쿠팡과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하며 업계의 지각 변동이 가속화되며 기술력 확보 중요성이 커졌다.

 

업황 악화로 11번가는 강제 매각 절차와 이커머스 업체인 롯데온과 SSG닷컴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오프라인 매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식품·뷰티·가전 등 제품 시장에서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커지며 경쟁력이 줄어들고 있다. 간편결제 시스템과 빠른 당일·익일 배송이라는 선제적인 시스템을 확립한 이커머스에 고객층의 이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비롯한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에 진출하며 문제는 심화하고 있다. 당장 홈플러스의 실적을 들여다봤을 때 지난해 6조93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5% 증가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커머스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최고의 배달 7.8의 수수료율을 두고 공정위와 요식업계의 뭇매를 맞으며 새로운 사업 모델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 배달의민족 또한 자율주행로봇에 이미 연구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사진=배달의민족]

 

기술 투자에서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입장 또한 마찬가지다. 월마트는 140억달러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투자했는데 거의 원화로 20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홈플러스는 누적되는 손실에 투자를 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 또한 자율주행로봇에 이미 연구 비용을 집행하고 있어 사업 모델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배달의 민족은 서비스를 홈플러스까지 확대하며 '당당치킨'을 비롯한 델리·PB(자체브랜드)상품·신선 분야 등으로 확보하면서 풍부한 배달 품목을 갖추게 됐다. B마트는 배달의민족의 당일 배송 시스템을 앞세워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대비 고객 평균 주문 금액이 2018년 배민마켓으로 시스템을 도입한 시기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신석식품 비중 또한 35%로 증가했다. 매출면에서도 B마트는 지난해 6880억원의 상품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4% 증가한 성장세를 이뤄냈다. 이를 비교했을 때 홈플러스와 협업은 온라인 마켓으로서 경쟁력과 인지도를 확보하는 복안이 깔린 셈이다.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리빙·스포츠 용품, 완구, 가전, 의류 등의 구매 품목의 온라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 C씨는 "앞서 SSG닷컴과 롯데온 등은 이커머스의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자체 플랫폼 및 게열사 대형매장과 멤버십 서비스로 혜택을 강화해 왔다"며 "하지만 새로운 배송거점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사업과 연결하는 시점이 늦어져 타 이커머스와 비교했을 때 충성 고객 확보에 다소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커머스 인지도·품목 확보 '윈윈' 성사

 

드론 배달은 이미 상용화되고 있지만 국내 도입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 편의점·지역앱·통신사에서 이 드론을 통해 섬 지역과 산골, 휴양지 등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행한 바 있다. 예로 통신업계는 제주도 인근 섬에 스마트폰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편의점에서는 주요 휴양지와 캠핌장 등에서 물건을 주문하며 드론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실증한 바 있다.

 

다만 도심 지역에서는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할 난제가 산제해 있다. 인구가 밀집된 구역에서는 배달 거점을 확보하기 어렵고 해외처럼 넓은 토지 면적을 갖춘 것도 아니다. 사유지 및 군부대 위를 활공할 경우 촬영의 위험성까지 갖춰 기밀 및 사생활 보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엇보다 추락 사고 발생 시 발생하는 인명 피해에 책임소지까지 불투명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D씨는 "드론은 신속성과 인력 모든 면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국내 환경에서 도입할 시 제약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아직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배달의민족과 홈플러스의 협업은 서로 필요한 것을 충족하는 효과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커머스 업체와 물류를 대형으로 구비할 수 있는 유통창구가 없었다. 품목 수 면에서 이커머스와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이었다. 

 

앞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1월부터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한 퀵커머스 매출을 거둔 바 있다. 즉시 배송을 이용하는 신규 고객 또한 11% 증가하며 인프라 확충이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드론 배송의 효과를 배달의 민족이 갖춘 배달 서비스를 토대로 확충하는 셈이다.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서울 수도권 내 B마트 이용고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천안·대전 등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이번 협업으로 홈플러스가 갖춘 신선식품과 HMR 등 현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품 구색까지 갖추며 나름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배달의민족과 협업은 기존 홈플러스와 라이더들의 신속 배송 시스템을 갖추게 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고객이 손쉽게 물건을 결제하고 빠르게 물건을 받은 K-배송의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성수1지구 조합 “재입찰 한다”
[메가경제=이준 기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실시한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성수1지구 조합은 이달 4일 대의원 회의에서 ‘기존 입찰지침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승적으로 입찰지침을 변경,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조합의 재입찰

2

KT&G 상상마당, 전자음악 주제 전시 ‘전율’ 개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는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전자음악 장르의 전시회 ‘전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4인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전자음악 특유의

3

CJ CGV, 대학생 대외활동 ‘Campus Crew' 3기 성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 CGV는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CGV Campus Crew(이하 ‘캠크루’)’ 3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5일 밝혔다. 캠크루는 CGV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총 19명이 선발돼 한 달간 활동에 나섰다. 특히 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