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모바일 중심 ‘퇴근 후 투자’ 확인…개장 초 VI 집중되며 가격 안정은 과제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오후 8시까지로 확대된 지 일주일 만에 한국거래소(KRX)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이 개장 첫날 1조8000억원대에서 1조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개장 초기 관심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거래량을 뜯어보면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첫 주 전체 거래량의 74.4%가 코스닥에서 발생한 반면 거래대금의 65.2%는 유가증권시장에 몰렸다. 야간거래에서도 대형주가 많은 코스피에는 상대적으로 큰 자금이, 코스닥에는 많은 주식 수가 오가는 차별화된 거래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간 KRX 애프터마켓 누적 거래대금은 5조738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조1476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누적 거래량은 2억7427만주, 하루 평균 5485만주였다.
거래대금은 개장 첫날인 14일 1조8177억원에서 15일 1조74억원으로 줄었고 16일에는 8866억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17일 9905억원, 18일 1조358억원으로 다시 1조원 선을 회복했다. 첫날과 마지막 날을 비교하면 거래대금은 약 43% 감소했다.
정규장과 비교해도 개장 초기 효과가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된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애프터마켓이 차지하는 비중은 첫날 6.57%에서 15일 4.25%, 16일 3.81%, 17일 4.26%를 거쳐 18일 2.90%로 낮아졌다. 다만 첫 주 KRX 정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5조543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프터마켓에서 정규장의 4.5%에 해당하는 추가 거래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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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 돈은 코스피, 주식 수는 코스닥…첫 주부터 거래 성격 갈렸다
거래대금과 거래량을 시장별로 나눠 보면 애프터마켓의 특징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첫 주 유가증권시장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3조7399억원으로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 코스닥은 1조9981억원으로 34.8%였다. 실제 오간 자금 규모는 코스피가 코스닥의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거래량은 정반대였다. 코스피에서는 7012만주가 거래된 반면 코스닥 거래량은 2억415만주에 달했다. 전체 애프터마켓 거래량의 74.4%가 코스닥에서 발생했다.
개장 첫날부터 이 같은 흐름은 나타났다. 당시 코스피 거래량은 2218만주, 거래대금은 1조3252억원이었던 반면 코스닥은 5006만주가 거래됐지만 거래대금은 4925억원에 그쳤다. 거래량은 코스닥, 거래대금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몰려 있는 코스피가 우위를 보인 구조가 첫 주 내내 이어진 셈이다.
다만 코스닥 거래량이 많다는 사실을 곧바로 투자자가 중소형주를 더 선호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코스닥에는 상대적으로 주당 가격이 낮은 종목이 많아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이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실제 종목 선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향후 종목별·투자자별 거래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 거래대금은 NXT가 앞서고 KRX는 거래량 우위
기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와 비교하면 야간 투자 수요가 두 시장으로 나뉘는 모습도 확인된다.
첫 주 KRX 애프터마켓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조1476억원으로 NXT의 1조4472억원보다 약 3000억원 적었다. KRX가 NXT의 약 80% 수준이다.
개장 첫날에는 KRX가 1조8177억원, NXT가 1조7895억원으로 KRX가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이후 KRX 거래대금이 1조원 안팎으로 내려오면서 NXT가 우위를 보였다. NXT 역시 KRX 애프터마켓 개장 전 2조~3조원대였던 거래대금이 개장 이후 1조원대로 감소해 기존 야간거래 수요가 두 시장으로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주식 수를 기준으로 보면 KRX가 앞섰다. 첫 주 KRX 하루 평균 거래량은 5485만주로 NXT의 1031만주보다 5배 이상 많았다.
거래 가능 종목 범위가 차이를 만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NXT는 약 600개 고유동성 종목을 대상으로 하지만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코스피·코스닥 대부분의 상장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실제 개장 첫날 거래 대상 2501개 종목 가운데 2413개에서 거래가 형성돼 거래 형성률이 96%에 달했다.
◊ 첫날 거래 93%가 개인…오후 6시 이후 절반 이상
야간거래의 중심에는 개인투자자가 있었다. 개장 첫날 투자자별 거래 비중은 개인이 93%로 압도적이었다. 외국인은 3.9%, 기관은 2.1%에 그쳤다. 개인은 이날 애프터마켓에서 53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80억원, 63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 방식에서도 개인 중심 시장이라는 특징이 나타났다. 첫날 주문 가운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한 거래가 73%를 차지했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21%였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4~5시 19.6%, 5~6시 25.5%, 6~7시 24.2%, 7~8시 30.7%였다. 오후 6시 이후에만 전체 거래의 54.9%가 몰렸고 장이 끝나기 직전인 오후 7~8시 거래가 가장 많았다.
정규장 시간에 시장을 계속 확인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에게 퇴근 이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간대가 생기면서 모바일을 중심으로 야간 투자 수요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거래도 첫날보다 크게 감소
개장 초기 대형주에 집중됐던 거래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줄었다. 삼성전자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개장 첫날인 14일 2960억원에서 17일 1054억원으로 64.4% 감소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4319억원에서 1794억원으로 58.5% 줄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등 3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첫날 7678억원에서 17일 3189억원으로 58.5% 감소했다. 애프터마켓 전체 거래대금이 첫날 이후 감소한 만큼 이를 대형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식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개장 초기 효과가 정상화되는 과정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대형주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사이 첫 주 전체 거래량에서는 코스닥이 74.4%를 차지했다. 야간장이 낮에 거래하지 못한 대형주 주문을 단순히 뒤로 옮기는 시장이 될지, 다양한 종목으로 거래가 확산하는 별도 시장으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거래 추이가 가를 것으로 보인다.
◊ VI 첫 주 3700건…79%가 개장 1시간 안에 집중
거래시간이 늘고 거래 대상 종목이 확대되면서 가격 안정성은 과제로 떠올랐다.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첫 주 변동성완화장치(VI)가 총 3700건 발동됐다. 정적·동적 VI가 동시에 작동한 경우를 한 건으로 계산한 수치로 하루 평균 740건이다. 정적·동적 VI를 각각 합산하면 5354회다.
3700건 가운데 1396건(37.7%)이 장 시작 후 10분 안에 발생했고 첫 1시간 동안에는 2929건이 작동했다. 전체의 약 79%가 개장 초반에 집중된 것이다. 코스닥에서 발생한 VI도 2936건으로 전체의 79.4%를 차지했다.
다만 발동 건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다. 같은 기준으로 첫날 1112건이었던 VI는 15일 858건, 16일 570건, 17일 607건, 18일 553건으로 줄었다. 마지막 날 발동 건수는 개장 첫날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거래소는 VI 발동 횟수가 많다는 것만으로 시장 전체 변동성이 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애프터마켓은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적은 데다 개장 직후 정규장 종가를 기준으로 새로운 가격을 찾는 과정에서 VI가 집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시장 상황과 투자자 의견을 살피며 애프터마켓 안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애프터마켓 첫 일주일 성적표는 거래시간을 오후 8시까지 늘린 것 이상의 변화를 보여준다. 개장 첫날 1조8000억원을 넘어섰던 거래대금은 1조원 안팎으로 조정됐지만 정규장 거래대금의 4.5%에 해당하는 추가 시장이 형성됐다. 동시에 거래대금은 코스피, 거래량은 코스닥에 집중되고 기존 NXT와도 야간거래 수요가 나뉘기 시작했다.
향후 관건은 개장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하루 1조원 안팎의 거래가 유지되느냐다. 코스닥의 높은 거래량 비중과 개인 중심의 퇴근 후 거래가 새로운 투자 패턴으로 자리 잡는지, 개장 초 VI 집중 현상이 얼마나 안정되는지도 KRX 애프터마켓의 안착 여부를 판단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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