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약품들까지 무방비 해외직구 오·남용 심각...근본 원인은?

오철민 / 기사승인 : 2019-08-07 10: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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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오철민 기자] 품질이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무허가 전문의약품조차도 해외직구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전자상거래의 보편화, 처방전 발급의 번거로움, 국내외 가격 차 등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이 해외 불법사이트 및 구매대행 사이트(15곳)를 통해 전문의약품 30개를 주문하여 유통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처방전 없이 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제품이 품질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해외직구 전문의약품을 공개, 전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번 조사는 15종 제품을 각 2회씩 주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조사대상 15종 제품은 국내기준으로는 모두 성분상 전문의약품이지만, 개별 판매국 기준으로는 전문의약품 10종, 일반의약품 3종, 식이보충제 2종이었다.


해외직구 주요이유로는 국내 구입 불가(무허가 의약품), 허가사항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 판매국 기준 처방전 발급 불필요, 국내외 가격 차이(최소 1.0배~최대 21.0배) 등이었다.


구매목적으로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임신중절, 근력강화, 머리좋아지는 약, 속눈썹증모, 성전환자 여성호르몬투여, 비만치료, 불면증, 여드름 등 다양했다.


조사대상 30개 중 국제우편물로 배송된 19개 제품은 판매국 기준으로도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었다.


이처럼 판매국에서조차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들이 어떻게 해외직구사이트를 통해 제약없이 국내에 들여올 수 있을까?


소비자원이 확인한 결과, 자가사용 인정기준 이내의 의약품을 우편물로 수입하는 경우 수입신고가 면제되는 허점을 판매자가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가사용 인정기준이란 관세법 상 소액이나 소량의 물품을 자가사용 목적으로 수입하는 경우 수입신고 및 관세가 면제되는 제도를 말한다. 의약품은 150달러 이하의 소액이나 총 6병 또는 용법상 3개월 복용량의 소량에 인정된다.


또 다른 경우는 특송물품으로 배송된 8개 제품이었다. 이들 제품은 판매국 기준으로는 일반의약품(4개)과 식이보충제(4개)로 분류되지만 국내에서는 전문의약품에 해당됐다. 그럼에도 별도의 처방전 제출 없이도 통관이 가능했다.


특송물품이란 자본금 3억원 이상이고 세관장에게 특송업체로 등록된 업체가 배송하는 물품을 지칭한다.


국내우편물로 배송된 경우도 있었는데, 3개 중 2개 제품은 통관금지성분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이 제품들은 해외판매자가 국내업자에게 불법적인 방법으로 전달한 후 국내우편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조사대상 전문의약품의 구매목적 및 이유. [출처= 한국소비자원]


불법적인 방법으로 세관의 확인절차를 회피한 제품들도 있었다. 조사대상 30개 중 10개(33.3%)가 이에 해당했는데, 세관을 통과하기 위해 통갈이, 허위처방전 동봉, 통관금지 성분명 누락, 제품가격 허위기재 등의 불법적인 방법들이 동원된 것으로 소비자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통갈이는 멜라토닌(불면증 용), 오르리스타트(비만치료 용) 등 통관금지성분이 들어있는 제품들에서 이뤄졌다.


이처럼 직구사이트를 통해 해외 전문의약품들이 국내에 무방비로 거래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의약품 통관에 관한 명확한 기준규정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관세법 상 자가사용 인정기준에 의약품 품목을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으로 세분화하여 규정하는 등 통관 규정을 개선하고 특송·국제우편 등에 대한 통관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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