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만·이란전쟁 여파에 반대층 결집…공화당 일부 지지층 이탈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배경에는 100여년 만에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뿐 아니라 반대 진영의 투표 참여까지 자극하면서 공화당에 불리한 선거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의 잠정 집계 결과 올해 중간선거 투표율은 49%로 나타났다. 투표 자격을 갖춘 미국인 2명 중 1명가량이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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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앤젤레스에서 우편투표를 분류하는 선거당국. [사진=연합뉴스] |
이는 1914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중간선거 투표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인 2018년 기록한 약 5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2년 중간선거보다 3%포인트가량 높아졌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가 지난 6일 집계한 전국 투표 참여자는 약 1억 2433만명이다. 다만 일부 주에서는 우편투표 집계와 선거 결과 인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최종 투표율은 달라질 수 있다.
높은 투표율은 민주당이 승리한 주요 경합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메인주의 투표율은 65.7%, 미네소타주는 65.2%, 미시간주는 63.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들 3개 주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연방 상원의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상원의원 선거가 치열했던 주들의 평균 투표율도 52%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민주당이 60년 만에 주지사와 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방의회뿐 아니라 주정부 권력 구도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확인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역설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강한 지지층 동원 능력을 갖춘 동시에 반대 유권자들의 결집까지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정치 전략가 출신인 톰 보니어는 "투표율에 관한 한 트럼프는 지난 100년간 누구보다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며 지지층과 반대층 모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는 일부 공화당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서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대런 쇼 텍사스대 교수 역시 높은 투표율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상 투표 참여가 확대되면 공화당에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번에는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과 이란전쟁, 전쟁에 따른 휘발유 가격 상승 등이 평소 투표에 소극적이던 유권자들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강력한 유권자 동원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면서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역동원 효과를 일으키는 인물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결국 높은 투표율 자체보다 어떤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왔는지가 선거 결과를 좌우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지지와 반감이 동시에 투표 참여를 자극한 가운데 이번에는 반대층의 결집이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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