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졌다”…에코프로비엠 헝가리 공장, 양극활물질 누출 논란 확산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7 15: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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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수산화리튬이어 NCA 연쇄 누출
현지 시민단체 “사전 위험 인지 의혹” 제기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에코프로비엠의 헝가리 양극재 공장이 잇따른 화학물질 누출 사고에 휘말리며 현지 안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핵심 거점으로 육성 중인 공장에서 수산화리튬과 NCA 양극재 산화물 누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지역사회에서는 배터리 산업 확장 속도가 안전관리 체계를 앞서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데브레첸 사업장 NCA1 생산동에서 반제품 상태의 NCA(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산화물) 약 22.6kg이 생산설비 주변으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데브레첸 공장은 에코프로비엠이 유럽 배터리 공급망 핵심 거점으로 육성 중인 곳이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했으며 오는 9월 추가 라인 가동도 예정돼 있다. 연간 생산능력 목표는 10만8000톤 규모로, 전기차 약 130만대에 공급 가능한 양극재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측은 사고 직후 즉시 생산을 중단하고 긴급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보호장비를 착용한 작업 인력이 산업용 진공장비를 활용해 유출 물질을 회수했으며, 이후 설비 정밀 점검과 함께 문제가 발생한 연결 부위를 내구성이 강화된 부품으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또 동일 구조 설비를 대상으로 긴급 특별 점검을 실시한 뒤 전체 검증 절차를 마치고서야 생산라인을 재가동했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 측은 “인명 피해나 외부 환경 누출은 없었으며 제한된 생산구역 내부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시민단체들은 회사 측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헝가리 환경단체 MIAKÖ(미케페르치 환경어머니회)는 자체 제보 내용을 토대로 믹서 장비 씰(Seal) 고장 과정에서 코발트·니켈·망간 성분이 포함된 활성 양극 소재가 외부로 누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장비가 사전에 보호 필름으로 감싸져 있었던 정황을 근거로 “회사 측이 일정 수준의 누출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시민단체들은 향후 유사 사고 재발 가능성과 지역 주민 건강 영향 여부 등에 대한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또 헝가리 하이두-비하르 주 당국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점검 결과 사소한 위반 행위라도 발견되면 법이 허용하는 가장 엄격한 제재를 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이 첫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공장에서 약 60kg 규모의 수산화리튬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내부 과압으로 배관이 파열되면서 분말 형태의 수산화리튬이 외부로 새어 나왔고, 긴급 대피 과정에서 직원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 사고가 이어지면서 현지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투자 경쟁이 안전·환경 관리 체계를 압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실제 헝가리는 최근 CATL·삼성SDI·에코프로비엠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포진해 있지만 동시에 대기·수질 오염 우려와 산업재해 가능성을 둘러싼 주민 반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지역에서는 배터리 공장 환경허가를 둘러싼 행정소송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현지 정치권에서도 “배터리 산업 확대 과정에서 주민 안전과 환경 검증이 충분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근로환경 논란까지 겹치면서 현지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헝가리 매체 텔렉스(Telex)는 지난해 데브레첸 공장 일부 직원들이 수돗물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환경에서 야외 이동식 화장실과 컨테이너 세면시설을 이용하며 근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현지에서는 준공 승인 이전 단계의 건물을 사실상 조기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열악한 현장 환경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시 조치”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유럽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 증설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단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안전관리와 지역사회 신뢰 확보가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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