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올리려면 내부모형 필요...중·소형사 힘들다?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5 16: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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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모형 보험 리스크 측정 위해 극단값 반영되도록 해야
K-ICS 표준모형으로는 개별 보험사 리스크 차이 발생 가능성
중·소형사에 개별 내부모형 절실하지만 여건상 어려워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보험사 지급여력비율(K-ICS) 관리에 내부모형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보험리스크 취약성이 큰 중·소형 보험사들에게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홍준 고려대학교 교수가 '보험회사 내부모형 개발 및 적용방안'에 대한 산학세미나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메가경제]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험회사 내부모형 개발 및 적용방안’ 산학 세미나를 열고 내부모형 운영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메가경제는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논의된 내용은 보험사 내부모형 도입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높여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을 올리는 방안이다. 하홍준 고려대학교 교수는 “새 보험회계 국제기준(IFRS17)에서 요구하는 일은 미래현금 흐름의 현재가치를 적정평가로 계산해야 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보험금 부채는 시장에서 거래가 잘되지 않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기에 가격 계산을 어렵게 하고 보험사별 손해율 추산도 엇갈리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K-ICS 제도 하에서 요구자본을 산출할 때 감독당국이 제시한 표준모형을 따름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보험사의 자체 내부모형을 지급여력비율(K-ICS)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승인 신청 매뉴얼을 마련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 실장은 “내부모형을 적용한다는 것은 각 보험사가 독립적인 기준을 가지고 표준모형에 포함되지 않는 위험을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보험사의 K-ICS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이영지 삼성화재 파트장은 당사가 금감원의 내부모형 승인 신청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내부모형 산출결과가 더 세분화돼 회사 전략 등을 눈에 띄게 보여줄 수 있다든가, 산출결과가 요구자본을 줄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정량적인 결과의 적정성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지 삼성화재 파트장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이영지 삼성화재 파트장은 당사가 금감원의 내부모형 승인 신청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 메가경제]

 

이에 최판균 삼일회계법인 이사는 “내부모형에 의해 산출된 위험에 기반한 경영 의사결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는지에 대한 거버넌스 차원의 논의도 중요하다”며 “현재 K-ICS 표준모형에서 내부통제 부분에 대해 지배 구조법상 준수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기에 표준모형 내부통제를 더욱 체계화시킬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하 교수는 리스크 차원에서 K-ICS 관리가 어려운 중·소형 보험사에 내부모형 도입이 절실하다고 알렸다.

 

그는 “중·소형 보험사의 국내 상황을 고려해 내부모형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면서 보험산업이 내부모형 준비에 필요한 인력 및 경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영지 삼성화재 파트장은 “중·소형 보험사는 내부모형 개발에 필요한 전문 인력 및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는 해당 보험사의 리스크 취약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험업게 한 관계자는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데이터 분석 차원에서도 가용자본의 범위가 보험사의 역량을 결정짓는다고 본다”며 “스노우볼을 굴릴만한 규모의 보험사가 모든 분야를 선점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오래전부터 스노우볼을 굴려온 보험사들에 비해 뒤늦게 참전한 보험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금리 변동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에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이 높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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